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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외친 게임사, 1분기 기대 이하 “진짜 위기는 지금?”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한 국내 게임사 일부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블록체인 및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신사업을 꺼내들었었다. 그러나 이번 1분기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곳 대부분은 지난해 블록체인·NFT 신사업을 펼치겠다는 선언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이번 분기 넷마블,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 컴투스는 영업손실로 인해 적자로 전환했다. 세 곳은 P2E(Play-to-Earn·돈버는 게임)를 비롯해 NFT, 메타버스까지 종합적인 신사업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1분기 기준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업계 및 대중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용자가 가진 게임 아이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하나의 장치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회사는 대형 신작 부재에 기존작 매출 하향 안정화가 계속되고, 신사업 인력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넷마블은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CJ ENM 게임 사업 부문이었던 2012년 적자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1분기 매출 6315억원, 영업손실 119억원, 당기순손실 518억원을 기록했다. 신작 부재는 물론 해외 사업 계절적 원인으로 인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주저앉았다.

컴투스홀딩스는 올해 1분기 매출 241억원, 영업손실 32억원, 당기순손실 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관계 기업 투자이익 감소와 신사업 추진 투자비용이 증가해 실적이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컴투스도 부진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7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손실 44억원을 기록했다. 컴투스는 “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확충과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따른 다각도의 투자로 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적자 전환이 아니더라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들 모두 영업이익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위메이드, 펄어비스, 조이시티, 데브시스터즈, 웹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중 위메이드 하락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전년동기대비 76%나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위메이드는 ‘미르4’ 국내외 매출이 하향 안정화된 상황에서, 인건비 등에서 큰 지출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위메이드 다음으로 하락폭이 큰 곳은 펄어비스와 데브시스터즈다. 다만 펄어비스는 NFT 신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비용이 들었다기보다 신작 부재가 타 게임사와 달리 오랜 기간 이어진 탓이 더 크다. 데브시스터즈도 마찬가지다. 신작은 없는 와중에, ‘쿠키런:킹덤’ 매출 하향 안정화가 주효했다.

다른 곳과 달리 눈에 띄는 신작을 낸 조이시티과 웹젠도 영업이익 폭이 크게 주저앉았다. 조이시티는 P2E 게임 ‘건쉽배틀:크립토 컨플릭트’를, 웹젠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뮤오리진3’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들 게임이 전체적인 실적 상승을 견인하진 못했다. 다른 기존 라이브 서비스 중이었던 타이틀들 부진 때문이다.

네오위즈, 위메이드플레이(옛 선데이토즈), 더블유게임즈는 매출에선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에선 다소 아쉬운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위메이드를 제외하고, 이들 회사는 모두 블록체인에 대한 도전장을 새롭게 내밀었다. 다만 넷마블 및 컴투스그룹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신작 출시나 흥행이 없었고, 인건비 상승 및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지게 됐다. 블록체인 신사업 관련 인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탓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사가 실적 반전을 위해 노리는 건 블록체인 게임 신작 출시다. 각 게임사는 2분기 실적 타개책으로 블록체인이 포함된 신작을 밀고 나갈 계획이다. 출혈은 계속될지라도, 하나의 게임을 통해 글로벌을 잡겠다는 목표다. 다만 현재 게임 내 기축통화인 가상자산 신뢰성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은 게임사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신작 흥행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넷마블은 흑자전환을 위해 오는 2분기 이후부터 그동안 담금질해 온 다양한 기대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반기 내 ‘제2의나라:크로스월드(Cross Worlds)’ 글로벌을 시작으로 ▲골든브로스 ▲디즈니미러가디언즈 ▲머지쿵야아일랜드 ▲챔피언스어센션 등 출시를 서두른다.

컴투스그룹은 글로벌 유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및 마이뮤직테이스트 플랫폼을 활용해 글로벌에 K-드라마와 K-팝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어 C2X 플랫폼과 연계한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 거래 등으로 P2O(Play To Own)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포부다.

위메이드는 위믹스(WEMIX)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위믹스 플랫폼 온보딩 게임 지속 출시 ▲위믹스 3.0 공개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한다.

이 밖에도 이번 성적이 부진했던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신사업은 물론,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타이틀,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콘솔 등 다각도로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또, 현재로선 판호(중국 내 게임 유통 허가증)가 막혀 있는 중국 및 유명 지식재산(IP) 게임이 랭크돼 있는 중문 문화권보다 동남아, 북미, 유럽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블록체인 도전보다 게임 집중을 선택한 넥슨게임즈는 이번 분기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을 했지만, 흡수합병한 넥슨지티 실적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합치면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매출 320억원, 영업이익 34억원으로 흑자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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