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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수기 보급률 50%…레드오션인가 블루오션인가?

백승은

- 기존 보급률 예상치 60~70%…실제는 49.4%
- 신규 수요 절반 이상…연간 평균 성장률 3~5%
- 코로나 이후 자가관리·얼음 정수기 ‘대세’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국내 정수기 보급률은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신규 수요가 예상보다 많아 앞으로 몇 년 동안 시장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정수기 시장에 다양한 변화가 도드라졌다. 자가관리 정수기라는 새 카테고리가 형성돼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가전제품의 프리미엄화 등으로 얼음 정수기 비중도 늘었다. 이에 국내 렌털 기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요 대응에 나섰다.

정수기 보급률 약 50%…업계 기대 하회=26일 환경부 ‘물 마시는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정수기 보급률은 49.4%다. 기존 업계 예상치는 60~70%였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낮다. 코웨이 관계자는 “신규 수요가 절반 이상 존재하는 셈”이라며 “정수기를 사용하는 소비자 사이에서도 교체수요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SK매직 관계자는 “국내 산업 전반에서 소유에서 사용으로 넘어가는 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렌털 시장도 마찬가지”라며 “코로나 이후 소유에서 사용으로 넘어가는 경향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정수기 시장이 3조원을 달성했다고 추정한다. 연간 평균 성장률은 3~5%, 연간 평균 판매량은 200만대다.

연령별로는 2030대 젊은층과 60대 이상 ‘실버 세대’가 가장 보급률이 낮다. 30대 이상부터 정수기를 구매했다가 60대 이상부터 다시 생수를 구매하거나 수돗물을 끓여 먹는 패턴을 보인다.

대세 된 자가관리·얼음 정수기=코로나 전후로 정수기 시장에서 자가관리 정수기와 얼음 정수기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일반 정수기 렌털 상품은 서비스 기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제품을 관리한다. 자가관리 정수기는 서비스 기사가 따로 방문하지 않거나 최소한만 방문한다. 대신 렌털료가 일반 정수기 렌털 상품보다 저렴하다. SK매직 관계자는 “자가관리 정수기는 특히 2030대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해 이제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라고 분석했다.

얼음 정수기의 성장 역시 눈에 띈다. 얼음 정수기는 일반 정수기보다 고가인 탓에 전체 시장에서 10%가량 비중을 차지했다. 그렇지만 최근 몇 년간 가전제품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하면서 얼음 정수기의 판매가 확대했다. 집에서 다양한 커피를 직접 제조하는 ‘홈 카페’ 문화도 흐름에 한몫했다.

SK매직 관계자는 ”얼음 정수기는 소비자 조사 결과 98%가 ‘다시 얼음 정수기로 쓰겠다’고 한 만큼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라며 “홈 카페 문화 확산 등으로 판매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가전 소비가 프리미엄으로 이동하면서 정수기 역시 보다 프리미엄 제품인 얼음정수기로 상당 부분 몰리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자가관리와 얼음정수기 외에도 국내 렌털 업체는 다양한 전략을 통해 수요 잡기에 집중하는 중이다. 코웨이는 지난해 프리미엄 라인업 ‘노블’을 론칭하고 ‘노블 정수기’ 등을 주력하고 있다. SK매직은 친환경에 집중한 ‘에코’ 라인업을 선보이고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청호나이스는 얼음 정수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커피머신 정수기를 다루고 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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