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기술지원이 지난 15일부로 종료됐다. IE에 달려있던 산소호흡기를 빼는, 사실상의 사망선고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IE는 구글 ‘크롬’의 등장 이후 꾸준히 점유율이 줄어왔다. 타 브라우저 대비 느린 데다 전용 코드 규격을 통해 타 브라우저와의 호환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MS 역시 IE를 대체할 신규 웹 브라우저 ‘엣지(Edge)’를 개발하며 사실상 ‘버려진 자식’이 됐다.
◆기술지원 종료, “더이상 쓰지 말라”는 의미
MS는 2021년 5월 20일 “2022년 6월 15일 윈도10에서의 IE 기술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기술지원 종료란 개발사가 더 이상 소프트웨어(SW)에 대한 패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기술지원이 종료됐다고 하더라도 IE를 못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더 이상의 패치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취약점으로 인한 보안사고는 감수해야 한다. 사용자의 컴퓨터나 접속하는 웹사이트가 보안상의 문제가 없더라도 IE를 이용함으로써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IE의 접속을 아예 차단하는 기업들도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IE를 통해 이들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이 웹사이트는 MS 엣지에서 더 잘 작동합니다’라는 문구를 출력한 뒤 자동으로 엣지 브라우저가 켜진다. 비슷한 방식으로 IE에서의 접속을 차단하는 웹사이트 및 서비스가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MS가 2021년 공개한 최신 운영체제(OS)인 윈도 11에서는 IE가 실행되지 않도록 조치됐다. IE 실행시 자동으로 엣지 브라우저가 켜지는데, 1997년 윈도에 IE가 기본으로 탑재된 이후 24년 만의 퇴거다.
◆IE 퇴출 영향 제한적··· 글로벌 평균보다도 점유율 낮아졌다
한국의 경우 액티브X로 인한 호환성 문제로 IE의 점유율이 높았던 국가다. 2015년까지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구글 크롬에 처음으로 역전된 것은 2016년 4월경이다.
웹브라우저의 점유율을 분석하는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16년 4월 IE의 한국 데스크톱 브라우저 점유율은 44.26%였다. 이는 같은 기간 IE의 글로벌 점유율인 13.25%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높았던 IE 점유율은 지속해서 감소했다. 2021년 1월에는 10.74%까지 줄었는데, MS가 기술지원을 종료한 2021년 5월에는 6.38%까지 줄었다. 2022년 5월 기준으로는 1.59%로, 극소수만 사용하는 웹브라우저가 됐다. 글로벌 평균인 1.65%보다도 낮다.
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데는 IE 사용의 주된 원인이었던 액티브X의 사용을 지양하는 캠페인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에 따르면 2017년 액티브X를 사용하던 웹사이트는 공공 2728개, 민간 349개에서 2020년 공공 1개, 민간 97개로 줄었다. 굳이 IE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진 상황이다.
◆아직도 호환성 개선 안 한 일부는 구설수
IE의 퇴출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부 공공 웹사이트의 경우 여전히 IE에서만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돼 구설수에 올랐다.
이들의 경우 엣지에서 제공하는 ‘IE 모드’를 활용하는 것으로 접속이 가능하다. 다만 편의성이 떨어지는 데다 한참 전부터 비판받아왔던 IE 호환성 문제를 아직도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IE에서만 정상 작동하는 한국도로공사 전자조달시스템은 오는 27일 멀티 크라우저를 지원하는 신규 조달지스템을 오픈하겠다고 공지한 상태다.
한편 2022년 6월 기준 국내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크롬 71.61% ▲엣지 15.96% ▲웨일 5.8% ▲사파리 2.67% ▲파이어폭스 1.72%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