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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 라이프] 누구에겐 ‘여왕 폐하’, 또 누구에겐 ‘엄마’… 끝없는 '엘리자베스2

신제인
영국 왕실 공식 페이스북
영국 왕실 공식 페이스북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 발표 이후, 국민적 추모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영국의 최고 인기스포츠인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주말 정규 일정이 취소됐다.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서방의 주요 매체들은 10일에도 영국 버킹엄 궁전에 모여든 추모 인파, 런던 탑에서 진행된 추모 예포 행사 등 다양한 추모 행사와 왕실의 동정을 시시각각 전하고 있다.

앞서 영국의 가디언은 전날.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는 서거 열흘 째 되는 날인 오는 18일(현지시간)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으로 치러짐으로써 일정이 종료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왕의 관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장례식을 끝내고, 영구차에 실려 윈저성으로 옮겨지며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에서 예식과 함께 지하 납골당으로 모셔진다.
영국 왕실의 공식 소셜미디어(SNS)에도 여왕에 대한 추모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영국은 물론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연방 국가들의 국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상대적으로 많다.

또 영연방 국가는 아니지만 브라질, 필리핀, 폴란드, 이태리, 과테말라, 나이지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추모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특히 과거엔 영연방 소속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에 귀속된 홍콩 거주자도 추모 메시지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생전에 홍콩의 중국 반환을 지켜봐야했던 엘리자베스2세로서는 감회가 남달랐을 메시지다.
20대때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 <사진>영국왕실박물관
20대때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 <사진>영국왕실박물관
추모 메시지는 대체로 '여왕 폐하'(Her Majesty The QueenI)라는 극존칭을 붙이며, 여왕이 평안한 안식과 함께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는 문구가 많다. 또 작년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 공과 함께 안식을 누리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도 있었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추모 댓글에 '여왕이 생전에 과거 식민지 시대 영국이 저지를 만행과 과오를 반성하고, 세계의 다문화주의와 (지배와 피지배가 아닌)평등을 존중했다'며 단순히 여왕으로서가 아니라 국가 지도자로서 훌륭한 역할을 펼쳤다고 높게 평가했다.

한편으론 SNS 댓글에는 가끔씩 '여왕'이라는 표현 대신 '엄마'라고 부르는 메시지도 눈에 띠었다. 60세가 넘은 한 영국 여성은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처럼 여왕의 친절하고 온화한 미소가 그리워질 것'이라고 추모글을 달았다.

'어머니' 또는 '엄마'라는 표현은 엘리자베스2세를 실제로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50~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주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이밖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사스시티 로열스(Royals)'의 한 팬도 여왕에 대한 추모 글을 올렸다. 팀 이름이 '로열스(왕족)'이기때문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
왜 이토록 전세계인들이 여왕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시할까.

언제 끝날지 모르는 러-우크라이나 전쟁, 감당할 수 없는 전세계적인 물가 폭등, 팍팍한 삶과 갈수록 불안한 미래, 지금 우리는 매우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실제로 한번도 만난적이 없지만, 과거 좋았던 시절을 함께 했었던 여왕의 서거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더욱 큰 공허함과 아련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리라.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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