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헌혈 대안되나"…英, 줄기세포 인공혈액 인간 수혈 진행

신제인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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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공 혈액을 사람 몸에 주입하는 연구가 세계 최초로 진행 중인 것이 밝혀졌다.

코로나19를 지나며 세계적으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서 인공혈액은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10일 BBC등 외신은 최근 영국의 국립 보건 서비스(NHS)에서 인공혈액을 개발한 뒤 이 같은 임상실험을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시험 참가자들은 4개월마다 5~10ml의 인공혈액을 지속적으로 수혈받으며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인공혈액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지 여부를 판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증된 실제 사람 혈액과 비교해 얼마나 오래 체내에서 지속될 수 있는 지를 알아보고자 이뤄진다.

연구팀은 “일반 혈액의 경우 생성된 지 얼마 안된 젊은 적혈구와 오래된 적혈구가 섞여 있는 반면, 배양 혈액의 경우 100% 젊은 적혈구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라며, “4개월 후 일반혈액을 수혈받은 집단과 인공혈액을 수혈받은 집단 사이에 현저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인공 혈액이 일반 혈액에 비해 더 오래 체내에서 효과를 지속한다면, 정기적인 수혈이 필요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수혈을 받는 횟수와 그에 따른 고통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희귀한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나 응급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봄베이 O형은 수천만 명 중 한 명 꼴이 해당하는 희귀 혈액형으로, 다른 혈액형의 적혈구를 파괴하는 항체를 가지고 있어 봄베이 O형 혈액만 수혈받을 수 있다. 따라서 봄베이 O형 환자의 대량 출혈에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인공혈액으로 그들의 출혈사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인공 혈액의 생산 효율성은 그리 높지 않다.

앞서 연구팀은 성인 기증자의 일반 혈액 470ml에서 줄기세포 약 50만 개를 추출해 적혈구를 배양했다. 3주간의 배양 후 약 500억 개의 적혈구를 만들었는데 그 중 수혈에 적합한 상태의 적혈구는 약 150억 개에 불과했다.

건강한 인체의 혈액 총량인 5L에 들어있는 적혈구의 개수가 약 25조 개인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약 0.06%의 양이다.

이에 연구팀은 의사가 환자에게 임상 치료를 할 수 있는 만큼의 양을 목표로 인공 혈액의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추가로 연구 중이다.

그러면서 “인공 혈액이 정기적인 치료의 일부가 되더라도 기부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면서 지속적인 헌혈의 필요성도 당부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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