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모두 수장 교체…위기 돌파 ‘총력’

백승은
롯데슈퍼 대표 남창희·전자랜드 신규사업부문장 김찬수.
롯데슈퍼 대표 남창희·전자랜드 신규사업부문장 김찬수.

- 롯데슈퍼 대표 남창희·전자랜드 신규사업부문장 김찬수, 신임 대표로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국내 가전 유통기업 ‘쌍두마차’가 새로운 지휘자에게 안장을 맡겼다. 이번 주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나란히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 심화와 거시경제지표의 악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둔화되면서 가전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유동 업계에도 위기가 닥쳤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두 회사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며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대표들이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추동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각각 신임 대표를 발표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황영근 대표 대신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가 수장직을 맡게 됐다. 전자랜드는 옥치국 대표가 물러나고 김찬수 신규사업부문장이 그 자리에 올랐다.

◆신임 대표 프로필은?…"마케팅 전문가"

두 신임 대표 모두 마케팅을 비롯한 기업 주요 직무를 두루 맡았다. 롯데하이마트 남창희 신임 대표는 1992년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과 상품본부장, 그로서리본부장, MD본부장, 고객본부장직을 거쳐 2020년부터 롯데슈퍼 대표직을 맡고 있다. 롯데는 남 신임 대표를 30년 이상 직매입 유통 경험을 갖춘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전자랜드 김찬수 신임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이다. 1986년 삼성전자에서 기업(B2B) 영업과 경영 전략 경험을 쌓은 후 2010년 전자랜드로 옮겨 마케팅 팀장, 온라인영업부문장, 상품부문장, 신규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위기 봉착한 가전 업계… 가전시장 매출 역성장

이번 인사는 분위기 쇄신과 함께 ‘위기 정면 돌파’의 성격이 강하다. 두 신임 대표가 불황으로 휘청거리는 가전 유통사를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6% 역성장했다. 오프라인 채널 중 가전 유통사의 하락이 가장 가파르다. 이 기간 가전 유통사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7% 하락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후 외부 활동과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소비자들은 가전 제품을 다양하게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보복소비(펜트업) 현상으로, 신규 수요와 교체 수요가 더해지며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그렇지만 펜트업 효과는 지난해 3분기부터 꺾였다. 그리고 올해 5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전반적인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대형가전을 중심으로 가전 수요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어려움도 본격적으로 가중됐다.

가전 유통사는 가전 판매가 줄면 자연스럽게 영업이익도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줄어드는 수익 구조다. 매장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타 업종보다 높기 때문이다. 펜트업으로 인한 기저 효과를 감안해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뿐만 아니라 국내 4대 가전 유통사인 ▲삼성디지털프라자 ▲LG베스트샵도 역시 어려운 상황을 겪오 있다는 분석이다.

◆적자커진 가전 유통사… 새 캐시카우 발굴에 총력

올 3분기 롯데하이마트의 누적 매출액은 2조602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8% 떨어졌다. 이 기간 7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롯데하이마트의 예상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앞으로 신용등급이 하향될 수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악화하자 롯데하이마트는 매장 축소에 나섰다 상반기에는 8개의 매장을 폐점하고, 하반기에는 20개의 매장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앞세웠다. 연간 순수 감소 매장 수는 24개점이다.

이달에는 희망퇴직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10년 차 이상 또는 50세 이상 직원에 한정하며, 대상자는 1300여명이다.

전자랜드도 실적이 좋지않다. 2021년 전자랜드는 매출액 8784억 영업손실 18억원으로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올해 역시 적자 결산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위기극복의 해법은 다르다. 전자랜드는 롯데하이마트와 반대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상반기에 이미 8개의 매장을 새로 열고 3개 매장을 리뉴얼했고, 하반기에도 매장 확장을 진행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는 매장 축소, 전자랜드는 확대라는 상반된 정책을 펼쳤으나 실질적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직은 더 두고 봐야한다는 의미다.

같은 관계자는 “가전 유통업계 신임 대표들은 새 ‘캐시카우’ 찾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특히 온라인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가전 유통사가 쿠팡 등 e커머스에 밀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온라인 영역에서 새 쇄신을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말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