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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해외진출 ‘물꼬’...상품력·물류 강점 이식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내수를 넘어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전체 매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선 해외시장 공략이 필수기 때문이다. 상품력이나 물류 운영 노하우 등 국내에서 역량 쌓은 강점을 해외로 가져가 테스트하거나, 국내 입점 판매자(셀러) 교육을 지원하기도 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올해도 수익성 개선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 수혜 효과가 사라지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소비자 물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11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8조1201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7.3% 늘었다. 단 이번 증가율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그간 거래액이 전년동월대비 두 자릿수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국내 출혈경쟁도 심해지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해외로 눈 돌리기 시작했다. 컬리는 전날 홍콩 이커머스 플랫폼 ‘홍콩티비몰’에 마켓컬리 브랜드관을 열고 한국식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컬리 해외시장 진출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 식품 이커머스 플랫폼 ‘레드마트’ 입점 후 두 번째다.

컬리가 앞세우는 건 상품력이다. 국내에서 꾸준히 인기상품으로 꼽히는 이연복 목란 짜장면, 광화문 미진 비빔 메밀 등 컬리에서만 찾을 수 있는 간편식과 자체상품(PB)을 먼저 판매한다. 특히 홍콩티비몰은 식품 카테고리가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컬리가 홍콩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중국·중화권 진출까지도 시도할 수 있다.

컬리 측은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홍콩에 먼저 진출해서 반응이 좋으면 중국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화권 진출은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SSG닷컴도 국내외 거주 외국인들을 겨냥해 지난해 4월 G마켓 글로벌샵에 공식 입점했다. G마켓 글로벌샵이 미국·홍콩 등 전 세계 80여개국 소비자들 대상으로 서비스하며, 모바일 앱 역시 영·중문으로 운영된다. SSG닷컴은 신세계몰 패션·뷰티·가공식품 위주로 입점했다.

쿠팡은 국내에서 우위를 가진 물류 경쟁력을 앞세워 아시아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만에서 로켓직구 서비스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대만 고객이 약 3만원 이상 직구 상품을 구매하면, 주문 상품은 다음날 대만행 첫 비행기편으로 발송된다.

쿠팡에 따르면 대만 로켓직구에 적용되는 로켓배송 상품 절반 이상은 중소기업 제품이고,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송된다. 대만 이커머스 성장세와 인구 유사성을 감안하면 쿠팡 해외사업이 국내 파트너사에게도 기회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쿠팡은 2021년 일본·대만에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특히 오픈마켓 중심 이커머스 업체들이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주요 과제로 삼는다는 점, 전 세계적으로 크로스보더(국가간거래) 이커머스가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자 지원·교육에 대한 중요성도 커질 전망이다.

큐텐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가 서울산업진흥원(SBA)와 손잡고 국내 판매자 대상으로 해외진출 전략을 전수한 이유도 이러한 일환이다. 싱가포르 신선식품 수출 트렌드와 물류 비 절감 방법 등을 알려주는 강연에 50여개 업체가 참여한 건 그만큼 셀러들 역시 해외로 판로를 넓히려는 의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연합군’을 만들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네이버가 2021년 8월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와 상호 지분교환을 진행한 이유도 비슷하다. 스마트스토어와 카페24를 통한 D2C몰(자사몰) 연계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SME가 해외에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외 일본에서는 스마트스토어 일본 전용으로 현지화한 ‘마이스마트스토어’를 출시, 유럽·북미에선 개인간거래(C2C) 사업에 힘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수출이 되려면 해외 소비자가 국내 사이트에 들어오거나, 국내 사이트가 해외에 채널 접점을 만들거나 직접 진출해야한다”며 “각 전략에 따라 판매가 자체적으로 외형을 키우고 제조업체나 셀러들 매출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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