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계

양 손에 新사업…LG전자, 5G 특화망·화장품 키운다

백승은

- 27년 모바일 사업 경력, 5G 특허만 3만건…로봇·AI와 시너지 낸다
- ‘안 되면 되는 거’하는 LG전자, 프라엘 앞세워 화장품 판매업도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LG전자가 한 손에 5세대 이동통신(5G) 특화망을, 다른 손에는 화장품 사업을 쥐고 신사업에 시동을 건다. 모바일과 태양광 사업을 과감하게 포기한 대신 가능성이 있는 시장에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키우겠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27일 LG전자는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제2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가졌다.

주요 결의 사항은 ▲재무재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었다.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700원, 우선주 750원이다. 총회는 9시30분에 시작해 23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정관 변경의 경우 사업 목적에 ‘기간통신사업’과 ‘화장품판매업’이 추가됐다. 이중 기간통신사업은 5G 특화망 사업을 진행하기 위함이다. 화장품판매업은 기존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운영 중인 미용기기 브랜드 ‘LG 프라엘’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5G 특화망이란 이동통신사가 아닌 일반 기업이 건물이나 공장과 같은 특정 구역에서 이용하는 전용망을 뜻한다. ‘이음 5G’ ‘프라이빗 5G’ ‘로컬 5G’라고도 불린다. 기업이 공장과 같은 특정 공간에서 5G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통신 3사의 5G망을 빌려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품질과 보안이 떨어지는 경우가 존재했다. 5G 특화망은 이런 단점을 보완한다.

전세계적으로 5G 특화망은 제조, 물류, 스마트시티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네이버클라우드가 처음으로 5G 특화망 주파수를 할당받고 기간통신사업을 등록했다. 이후 LG CNS, SK네트웍스서비스, CJ올리브네트웍스 등이 사업자가 됐다. 해군, 한국전력 역시 업무 및 연구개발(R&D)을 위한 주파수 지정을 마쳤다.

LG전자는 통신 분야의 ‘경력직 베테랑’이다. 지난 2021년까지 27년간 모바일 사업을 다루며 5G에 대한 경쟁력을 갖춰 왔다. 관련 특허만 3만 건을 출원했을 정도다. 앞으로 5G 특화망 사업을 통해 스마트팩토리와 물류 로봇, 호텔 등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공장에 로봇을 판매할 때 제품과 함께 5G 특화망까지 함께 팔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시스템을 ‘묶음 판매’해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식이다. AI과 전장 등 기존 사업과의 결합도 기대된다.

5G 특화망 사업을 확장해 개인(B2C)에 집중된 LG전자의 매출 구조를 기업(B2B) 중심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5G 특화망 신규 사업 진출이 B2C 중심 매출 구조에서 경기 변화에 둔감한 B2B 중심으로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LG 프라엘은 피부를 관리해주는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등을 다루는 브랜드로, 지난 2017년 론칭했다. LED 마스크 외에도 피부 탄력기기, 눈가 주름 개선 기기, 흡수 촉진기 등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에서 설화수를 담당했던 남혜성 LG전자 홈뷰티담당 상무를 영입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있다. 이번 판매업 확장으로 LG생활건강과 협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몇 년 사이 LG전자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미래성이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모바일 사업에 이어 2022년에는 태양광 사업을 중단했지만,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하고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2022 LG전자 영업보고서’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사업구조 확보’를 강조했다. 조 사장은 “미래 기회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미래 준비를 위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라며 “경기 불황에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건강한 체질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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