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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정기주총, 큰 변화 없었다…안정 운영·전문성 강화에 방점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31일 게임업계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넷마블, 넥슨게임즈, 크래프톤,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사 경영진은 이변 없이 사내이사 연임을 이어갔다.

지난해 정기 주총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 사업 다각화를 중심으로 정관을 변경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이사회 전문성 강화 및 인원 보강 등으로 안정에 방점을 둔 행보가 이어졌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사 첫 주총이었던 넥슨게임즈와 한빛소프트를 비롯해 크래프톤, 엔에이치엔, 넷마블, 위메이드 등 주요 업체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현 경영진 임기를 연장했다. 컴투스는 각자 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공식 전환했고, 이 외 엔씨소프트나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은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했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는 지난 24일 정기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연임을 확정지었다. 박 대표는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 등 흥행을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 특히 블루 아카이브는 최근 중국 판호(게임 유통 허가증)를 받으며 세계 2위 시장인 중국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는 “최근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판호를 발급 받아 현지 퍼블리셔인 요스타 측과 출시 스케줄을 협의 중”이라며 “앞으로도 회사 발전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핵심역량을 집중, 빠른 시일 내 신규 게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넥슨 일본법인 등기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로, 같은 날 정기주총을 열었다. 이 대표는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 패트릭 쉐더룬드 엠바크스튜디오 대표, 우에무라 시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넥슨 그룹의 전반적인 의사 결정에 나선다.

한빛소프트 역시 같은 날 주총을 열고 이승현 대표 임기를 연장했다. 이 대표는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올해 역시 녹록지 않은 기업환경이 예상되지만, 기존 라이브 게임 서비스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신작 출시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며 “본업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전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28일 개최한 주총에서 장병규 이사회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김창한 대표는 간판 게임인 ‘배틀그라운드(PUBG)’ 지식재산권(IP) 글로벌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사회는 크래프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며 재선임을 추천했으나 주총 현장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은 이를 반대했다.

크래프톤 주가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 49만8000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오후 1시30분 기준 크래프톤 주가는 17만7200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이는 공모가 대비 약 64%가 하락한 금액이다.

김창한 대표는 재선임 포부로 “향후 임기 3년 동안 나의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그 전에라도 은퇴할 각오를 갖고 있다”며 “회사 역량은 물론 개인 역량을 임기 내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날 NHN 정우진 대표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지난 2014년, 만 38세부터 최고경영자(CEO)로 NHN을 이끌어온 정 대표는 오는 2026년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다. NHN은 이번 주총에서 정지원 시에라 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이사를 창사 이래 첫 여성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권영식, 도기욱 각자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기존 넷마블 사내이사는 방준혁 의장이 유일했지만, 이번 주총을 계기로 총 3인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권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대표 집행임원이 이사회에 들어가지 못해 생기는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었다”며 “그간 이사회에서 의사결정된 사안들을 대표 집행임원들이 집행하는 구조였는데, 조금 더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실행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권 대표는 “올해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신작 외에 기존 모바일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PC와 콘솔을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 신작 출시를 통해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을 전망한다”며 “총 5종의 게임이 중국 판호를 발급받았기에 중국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매출을 예상하며, 실적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위메이드 정기주총에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이 확정됐다. 행정안전부 제1차관을 지냈던 김영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과 이선혜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및 심리서비스 대학원 교수는 각각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한편, 연임 이슈가 없었던 일부 게임사는 이번 정기주총을 통해 이사회 독립성 및 다양성, 투명성 등을 제고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9일 주주 다수 동의를 얻어 최영주 포항공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정교화 넷플릭스코리아 정책·법무 총괄을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면서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시켰다. 펄어비스도 변호사 출신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이선희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카카오게임즈 정기주총에선 로빈스 승훈 사외이사의 연임이 확정됐다. 또, 임승연 국민대학교 재무금융회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카카오게임즈 이사회는 임 사외이사가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 소유자로, 재무회계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왕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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