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상장 만지작’ 네이버 vs ‘SM 효과 노리는’ 카카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각 사 주력 사업인 검색과 메신저에 집중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콘텐츠 부문에서도 서로 다른 행보를 택했다. 네이버는 연말까지 웹툰 흑자 전환 달성 후 내년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하는 계획을 세운 반면, 카카오는 최근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글로벌 진출에 열을 올릴 전망이다.
지난 8일 기점으로 전부 공개된 올해 1분기 네이버와 카카오 실적에 따르면, 네이버 콘텐츠 매출은 411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 감소했으나 전년동기대비 94% 증가했다. 여기서 웹툰은 네이버 콘텐츠 매출의 86%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부문으로 꼽힌다.
웹툰 매출은 353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7.8% 줄었으나 전년동기대비 115.5% 늘었다. 회계 처리 변경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웹툰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43% 늘었다. 웹툰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마케팅 축소와 특정 지역 운영 감축에도 불구하고 전분기대비 2.2% 증가, 이북재팬 편입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28.9% 성장한 4122억원이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4분기를 흑자 전환 시기로 보고 있다. 목표대로 성과가 가시화하면 내년 중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1분기 네이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웹툰은 과금 대상 작품이 굉장히 적고 광고 활용도가 낮기 때문에 현 수준 이용자 및 거래액 성장, 그리고 연말까지 흑자 전환이 달성된다면 내년에는 성공적인 상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웹툰 성장은 일반적으로 글로벌 기준으로 본다. 최근 네이버웹툰 성장세가 괜찮은 만큼 향후 마케팅 등 전략을 통해 더 많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네이버 측 판단이다. 네이버웹툰은 내년 IPO를 현실화하기 위해 유료 이용자 전환을 중심으로 수익화 확대에 집중한다.
네이버웹툰이 실적 개선을 자신하는 이유는 2분기를 기점으로 한국·일본·북미로 구성된 핵심 시장에서 S급 신작 및 휴직 작가들 복귀작들이 연재되기 때문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상반기에 플랫폼 내 작품 추천 개선을 통한 이용자 참여 강화 등을 계획하고 있어 성장률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한 바 있다.
카카오 콘텐츠 매출은 7756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 줄고 전년동기대비 1% 늘었다. 단순히 매출 규모만 따지면 4113억원을 기록한 네이버 콘텐츠 매출을 한참 앞서지만, 매출 증감률을 놓고 보면 더딘 성장세다. 글로벌 스토리 플랫폼 투자 집행에 따른 손실과 신규 미디어 제작 라인업이 하반기에 집중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웹툰이 콘텐츠 실적을 견인한 것과 달리, 카카오는 지난해와 전분기를 비교할 때 가장 높게 성장한 부문이 뮤직이었다. 뮤직 매출은 전년동기와 전분기대비 각각 13%, 1% 증가한 23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콘텐츠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멜론이 이끄는 음악 유통사업 성장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아티스트 성과 덕분이다.
지난 4일 카카오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가 “음악(뮤직)에서 캐시카우를 만들어 해외 웹툰 플랫폼에 재투자했다”고 할 정도로 뮤직 부문은 카카오 콘텐츠 사업 주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카카오가 뮤직 부문을 더 큰 캐시카우로 키우기 위해 택한 것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다. 1분기 SM 산하 종속회사들이 카카오에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된 데 따라 재무상태표에 반영됐으며, 2분기부터는 연결 손익계산서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는 기존 음원 유통사업뿐만 아니라, SM 아티스트의 글로벌 팬덤 시장을 기반으로 ▲게임 ▲스토리(웹툰·웹소설) ▲미디어(드라마·영화) 등 콘텐츠 전 영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꾸릴 방침이다.
배재현 투자총괄 대표는 “SM과 사업 협력은 크게 음악사업 인프라 강화, 인공지능(AI)과 버츄얼휴먼 등 미래사업을 포함한 2차 지식재산권(IP) 사업 다각화, 음악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협력”이라며 “K팝 글로벌 확장 영역에서 사업 협력 성과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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