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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구진, 배터리 무기물 전극 대체 가능한 '고수명 유기전극' 개발

이건한 기자
고수명 유기전극으로 만든 유연한 파우치형 2차전지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고수명 유기전극으로 만든 유연한 파우치형 2차전지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2차전지(배터리) 실용화를 앞당길 고수명 유기전극을 개발했다.

현재 전기차 등에 쓰이는 리튬 2차전지 전극은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무기물이 주소재다. 이런 광물 자원은 매장량이 제한적이고 국제 정세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유기물 전극은 매장 자원인 무기물과 달리 합성을 통한 대량생산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용량 대비 가볍고 유연한 특성도 있다.

문제는 유기물 전극이 충·방전 중 이온화되는 과정에서 전지 내 전해질 용액에 쉽게 녹아 전지 수명이 급감하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유기물 분자구조 최적화가 필요한데 공정이 복합하고 수율이 낮아 실용성이 크지 않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신호선 박사팀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총장 김무환) 반도체공학과 송재용 교수팀이 개발한 고수명 유기전극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 나노복합소재를 사용해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었으며 물리적 혼합방식 제조 방식으로 기존에 제시된 화학적 방식보다 실용화에 훨씬 유리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스마트소자팀 [ⓒ KRISS]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스마트소자팀 [ⓒ KRISS]

기술의 핵심은 유기전극 후보물질 가운데 초기 용량이 높은 물질(DMPZ)과 수명이 긴 물질(PTCDA)을 동결분쇄해 혼합하는 복합소재 제조법이다. 실험 결과 충방전 과정에서 두 물질의 상호전하보상 작용으로 전기적 중성 상태가 지속돼 650회 이상 충‧방전 시에도 초기 용량이 90% 이상 유지됐다. 고속 충방전도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반면 DMPZ 단일 소재로 제작한 전극은 충‧방전 5회 이내에 수명이 20% 이하로 저하됐다.

또한 연구팀은 고수명 유기전극으로 파우치형 배터리를 제작했다. 실제로 유연한 2차전지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함이다. 이번 성과는 이차전지 외에도 물 분해, 가스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기물 기반 전극의 전기화학적 안정성과 수명 향상에 쓰일 수 있다.

한편, 본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국내외 특허 출원 및 국제 저명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IF: 20.4) 8월호에 게재됐다.

이건한 기자
sugy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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