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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HBM 물 들어왔다"…생산확대 초격차·초집중 [소부장반차장]

배태용 기자

삼성전자 HBM. [ⓒ삼성전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지난해 AI(인공지능)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AI 반도체 칩 등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HBM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CAPA) 확대에 팔을 걷은 모습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HBM의 평균 판매단가가 기존 DDR4 D램과 비교해 500% 수준의 오름폭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욜그룹은 HBM 공급량이 지난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4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HBM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으나,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공급량이 이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요 과잉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HBM의 가격 프리미엄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HBM 시장은 현재 AI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성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고객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간 HBM 주문은 엔비디아, AMD 등 AI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들 중심으로 주문이 지속돼 왔는데, CPU(중앙처리장치) 전문 기업들도 차세대 CPU에 HBM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욜그룹은 "인텔과 AMD 등 중앙처리장치(CPU) 전문기업들도 HBM을 차세대 CPU 제품의 캐시(Cashe) 메모리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HBM은 데이터 용량이 기존 D램보다 크면서도 전력 소모는 적은 고효율 반도체 부품으로, 높은 성능과 효율을 요구하는 AI용 반도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9%에서 올해 18% 이상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HBM 시장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수요 폭증에 적극적으로 대응, 수익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케파

HBM 시장에서 추격자로 입장에 뒤바뀐 삼성전자가 반전을 위해 꺼낸 카드는 HBM 케파 확대다. 삼성전자는 올해 대비 내년 HBM 공급 물량을 2.5배 이상 늘리기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연간 시설투자 금액은 역대 최대인 53조7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중 SK하이닉스를 넘어 HBM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정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2·4분기 기준 HBM 생산능력은 2만5000개, SK하이닉스는 3만5000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추격에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HBM 케파를 기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관련 예산도 약 1조원 규모로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청주공장 내 HBM 생산라인 증설을 위한 반도체 장비 발주를 개시한 상태다. 기존 HBM 생산기지인 이천공장 포화와 2030년 전후로 가동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시기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반도체를,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보니, HBM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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