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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잘 가, 차현수"…스위트홈 제작진 "도전으로 배운 성장, 못 잊을 것"

채성오 기자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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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스위트홈' 시리즈는 넷플릭스에게도 기념비적인 작품이지만,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에 있어선 '글로벌 스튜디오'로 거듭날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든 작품이다.

앞서 스튜디오드래곤은 '좋아하면 울리는'과 '나 홀로 그대'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히트한 작품은 2020년 12월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1이 처음이었다.

202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스위트홈 시리즈와 5년간 동행한 제작진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동행에 나섰고 마침내 오는 19일 시즌3를 공개하며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스위트홈 시리즈 기획·제작에 참여한 스튜디오드래곤과 쇼파트너즈 관계자들은 5년 간의 여정을 어떻게 기억할까.

다음은 18일 박은경 스튜디오드래곤 PD, 박주연 쇼파트너즈 PD, 서현석 스튜디오드래곤 테크 이노베이션 팀장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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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위트홈은 캐스팅, 장르, 프로덕션도 사례가 많지 않은 그야말로 '길을 뚫으면서 간 작품'인데 처음에 넷플릭스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A. 박은경 PD: 스위트홈 시즌1을 기획하고 제작했을 당시 크게 두 가지 고민이 있었다. 한번에 전 회차가 공개되는 '시리즈물'이 익숙한 접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이미 많은 경험과 인사이트를 가진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또, 프로덕션적으로도 접근할 수 있는 부분들에 있어서도 넷플릭스가 오히려 더 열려 있었고, 제작진들의 도전에 있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A. 서현석 팀장: 스위트홈은 다양한 도전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하였기에 감독님, 넷플릭스팀, 프로덕션 팀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요소였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프로토타입, 지속적인 피드백 루프,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및 긴밀한 협의, 통합 파이프라인, 철저한 프로젝트 일정 관리 등을 통해 각 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협업 모델은 앞으로 제작하게 될 한국 작품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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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원작은 웹툰이지만 영상으로 구현해야 했는데 당시 한국에서는 도전적인 장르여서 어떤 식으로 어떤 식으로 해법을 찾아 나갔는 지 궁금하다.

A. 박주연 PD: 회의를 정말 많이 진행했다. 원작 웹툰에서 보여줬던 크리처들도 시각특수효과(VFX)팀에서 3D 모델링 작업을 토대로 프리비즈 작업물을 보며 VFX, 특수분장 팀 외에도 여러 팀에게 의견을 묻고 아이디어를 받았다. 이에 넷플릭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VFX 등 프로덕션 사이드의 노하우가 많은 참고가 됐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공부가 됐다. 특히, 버추얼 프로덕션을 스위트홈 시즌1을 통해 처음 도입했었는데 한국 드라마, 영화 산업의 발전이 되는 부분이라는 것을 실제로 경험했다. 앞으로도 버추얼 프로덕션 작품을 많이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시즌1과 2·3의 경험은 또 달랐을 것 같다. 스위트홈의 진화와 성장에 대해 프로덕션 차원에서 말씀 부탁 드린다.

A. 박은경 PD: 스위트홈 시즌2와 3의 스토리상 배경 확장은 피할 수 없는 숙제였다. 그린홈이라는 공간은 무너졌고 주인공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에 그 과정과 새로운 공간에서의 적응 과정을 그려야만 했다. 그 장소를 어디로 할 것인지 제작단에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너무 이질감이 있지 않으면서도 한국적인 공간을 찾고 싶었고 '스타디움'으로 정하게 됐다.

A. 박주연PD: 시즌1에서는 괴물들과 인물들의 관계나 욕망들을 그린홈이라는 공간에서만 보여줬는데 작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내용이다 보니 그만큼 스릴감과 무서움이 있었다. 반면 시즌 2와 3는 그린홈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벗어나 펼쳐지는 이야기다. 그린홈 생존자들 외에 매력있는 캐릭터와 괴물, 그리고 그린홈보다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 소품과 배경들이 무궁무진 하다고 생각했다. 시즌1보다는 다이나믹하게 보여줄 인물과 장면도 많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작업하였다. 개인적으로 은둔형 외톨이 였던 주인공 차현수가 성장하는 부분이 시즌1~3까지의 모든 성장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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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스위트홈을 작업하면서 보람 있었던 점은.

A. 박은경 PD: 가장 큰 보람은 시야를 넓힌 게 아닐까 싶다. 전반적인 한국 콘텐츠 산업과 프로덕션의 시야를 넓혔고, 개인적으로는 프로덕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을 때 해결방법을 찾으면서 생각의 전환을 많이 했다.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었다.

A. 박주연 PD: 시즌1과 마찬가지로 시즌2와 3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이 대본을 영상으로 표현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라는 기대와 걱정이 있었다. 여러 장면들이 있지만 스타디움에서 생존자들이 폭탄으로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과 숨바꼭질 괴물이 처음 나오는 장면을 과연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여러 스탭들과 토론하고 테스트를 하며 하나 하나 영상으로 표현되는 모습을 보니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A. 서현석 팀장: 한국 콘텐츠에서 유례없는 다양한 크리처를 구현해야 했던 스위트홈 프로젝트는 여러 도전과 시도 통해 많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과정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크리처와 다양한 공간을 하나의 시리즈물에서 구현해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수많은 CG아티스트들과 다양한 제작팀, 감독님, 넷플릭스 간의 배려와 협력, 완성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는 여타 프로젝트에서 하기 힘든 경험을 남겼다.

특히 넷플릭스와 제작진, VFX팀 간의 협업은 이전까지 보지 못한 긴밀한 협력체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뜻깊은 발자취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이는 개인적으로도 스위트홈에 참여한 모두에게도 훌륭한 성장의 기회가 됐다. 무엇보다 앞으로 넷플릭스와 제작진 간의 발전적인 협업 체계를 성장시키는데도 큰 자산이 될 것 같아 의미가 깊다.

Q. 포스트 프로덕션 슈퍼바이저, VFX 슈퍼바이저와 함께 작업했는데 이 작업 방식의 다른점과 장점은 무엇인가.

A. 박주연 PD: 예전 작품에서는 조연출이 포스트 프로덕션 슈퍼바이저 역할까지 하였지만 확실히 조연출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 프로덕션 슈퍼바이저라는 직책으로 인한 영상 품질이 최상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책임지는 역할이 있으면서 포스트 프로덕션의 스케줄 관리 및 체크, 다른 직책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에 전문적으로 다가가 많은 도움이 됐다. VFX 슈퍼바이저로 인한 많은 디지털 아이디어와 프로덕션에서 생기는 VFX적 문제점들을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고 확실히 사전 준비과정으로 인해 촬영현장에서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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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 시즌을 통틀어 가장 잊을 수 없는 프로덕션의 순간들이 있다면.

A: 박은경 PD: 스위트홈 시즌1의 1화 오프닝이자 마지막화의 엔딩인 현수가 군인들과 대치된 상황에서 눈밭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떠올랐을 때, 스위트홈이 시작된 게 아닐까 싶다. 대본 초기 단계에서 현수의 마지막은 무엇이 좋을까, 특별한 저주를 가진 그의 마지막은 어떤 상황이고 어떤 감정이고 어떤 그림인 게 좋을까 의견을 나누던 중 이응복 감독님이 낸 아이디어였다.

군인들과 싸우러 가는지, 재난 끝에 홀로 살아남은 건지 등 오프닝과 엔딩에서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기 때문에 현수의 감정표현이 중요했다. 스토리 내내 여름이었던 배경을 겨울로 바꾸고, 긴장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제작단에서도 공을 들인 장면이다.

Q. 스위트홈의 대장정을 마치는 소감은.

A. 박은경 PD: 스위트홈에는 긴 시간동안 많은 고생을 하신 감독님들과 작가님들, 제작진분들의 노고가 담겨있다. 스위트홈은 '처음'이나 '도전'이라는 말과 어울린다. 그만큼 과정 속에서 항상 한계에 부딪혀야했고 질문을 받아야 했고 산을 넘어야했었는데 그 과정이 정말로 쉽지 않았다. 결국 그 과정들이 한국 콘텐츠 장르물의 확장과 연결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현수, 상욱, 이경, 은유, 은혁 등 스위트홈의 인물들을 너무 사랑했다. 초반에 세팅된 이들의 상처에 많은 연민을 느꼈고, 이들이 각자가 처한 재난을 이겨내면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열렬히 응원하면서 함께 성장한 것 같다.

A. 박주연 PD: 스위트홈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다. 스위트홈을 하면서 성공한 지점과 아쉬웠던 부분을 더욱 발전시켜 앞으로 한국의 다양한 장르물들이 스위트홈을 발판으로 많은 도전을 시도했으면 한다.

A. 서현석 팀장: 스위트홈 시즌2와 3는 저에게도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내면의 욕망에서부터 출발한 형태의 이유에 대한 고민, 움직임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 등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성장은 스위트홈을 담당한 모든 제작진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스위트홈은 한국 VFX의 역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작품이다. 이를 위해서 함께한 VFX팀의 노력과 열정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더욱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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