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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밸류業금융⑪] 신한금융 ‘진옥동 號’의 흥미로운 디지털 성과… "판관비 늘어도 인건비는 감소"

박기록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을 비롯해 주요 금융회사들이 맹렬하게 ‘디지털전환’(DX)을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그 성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사례는 드물다.

디지털 성과를 수치화하고, 또 이를 객관화하는 것이 쉽지않기때문이기도하지만 실제로 내부적으로 쉬쉬하면서 감추고 있는 ‘디지털 실패’의 사례 또한 적지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신한금융그룹의 매 분기 실적발표때마다 참고자료로 제시하는 ‘디지털 성과’(Digital to Value)는 매우 흥미롭다. 5대 금융지주사중 유일하다.

신한금융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그룹내 AI전담 계열사인 ㈜신한AI를 출범 5년만에 청산할 정도로 험난한 시행착오의 여정을 걷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최근 보여지는 수치는 숫자 그 이상의 놀라운 변화라서 더욱 관심이 간다. 무엇보다 여기에는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AI(인공지능)과 초자동화의 성과가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초자동화’의 재무적 성과… 신한금융그룹에 얼마나 기여했을까

신한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기준, ‘디지털영업이익’(경비차감전 기준)을 총 1조1070억원으로 계산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6%(약 640억원) 증가했다. 앞서 2년전인 지난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선 28.8% (약 2220억원)이나 급증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영업이익’을 디지털금융상품 취급액 및 주식거래 수수료 증가 등을 합산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놀라운 것은 올 상반기, RPA(로봇프롯세스자동화)를 비롯한 챗봇 활성화, 업무 자동화 등 ‘초자동화’(Hyper Automation)의 결과다.

인건비 등 업무수행에 따른 비용절감이 총 2860억원으로 계산됐다. 작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35%(약 740억원)이나 좋아졌다.

특히 신한금융측은 “프로세스 효율화영역에서 전년 동기대비 59% 개선된 1051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결국 디지털기반의 판매 플랫폼 활성화에 따른 디지털영업이익과 업무프로세스 혁신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를 합치면,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1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신한금융
ⓒ신한금융

◆‘그룹CIR’ 항목에서 전년동기대비 판관비 늘었지만 ‘인건비’는 오히려 감소… 디지털화 효과 ‘톡톡’

이같은 디지털전환 노력의 결과, 눈여겨볼 수치는 그룹 CIR(영업이익경비율)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올 상반기 ‘누적 CIR’은 36.7%를 기록했다.

주요 그룹사 영업확대 등에 따른 제세공과금 증가, 광고선전비 및 용역비 집행으로 전분기 대비 7.2% 증가했으며, 전년동기 대비로는 1.6% 증가했다.

그러나 판관비의 주요 항목인 '인건비'는 전분기대비 0.1% 증가하는 수준으로 관리됐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오히려 –1.9% 감소했다. 디지털 및 초자동화 프로세스 혁신에 따른 인력 절감이 결국 그룹 CIR지표 관리를 안정적으로 양호하게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참고로, 지난 한 해 신한금융의 그룹 판관비는 총 5조895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2조8440억원(누적)이다.


◆ 2분기 AI챗봇 MAU 130만명 등 ‘편리한 디지털’ 성과… ‘주담대 대출 이동’분야에서도 점유율 1위

신한금융그룹이 공개한 디지털활성화 지수는 가장 주목해야할 ‘생물’ 데이터이다. 이 변화 무쌍한 데이터에서 디지털화 수익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먼저 올 2분기말 기준, AI챗봇 또는 음성봇 등 신한금융의 ‘월간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활성 이용자수(MAU)는 45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대비 21%나 급증한 수치다.

이기간 AI챗봇 MAU가 130만명, AICC(AI기반 컨텍센터) 이용자수가 210만명을 상회했다. AI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보다 고비용 채널을 이용했을 고객들이다.

또 올 2분기, 신한은행 등이 기업들과 금융플랫폼을 통해 비즈니스를 공유하면서 진행하는 B2B금융솔루션 사업, 즉 BaaS 이용금융은 1334억원(누적)이다. 제휴를 통해 BaaS를 제공하는 기업은 현재 45개사에 달한다.

주담대 대출이동 실적의 경우, 26%를 기록해 현재 주담대 시행기관중 시장점유율을 1위(대출이동 유입액기준)을 기록했다.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고객층이 두터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대표 디지털뱅킹플랫폼인 ‘슈퍼SOL’의 경우, 올 2분기 이용고객은 481만명으로, 전부기 392만명보다 23%나 급증했다.

신한금융측은 ‘슈퍼SOL’의 경우, 전용상품 출시, 외부제휴, 가입절차 간소화 기반 고객확대 전략으로 이용자 및 교차고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차고객’이란 슈퍼SOL내 신하그룹사 2사 이상 거래고객을 말한다. 이같은 교차고객도 214만명으로 전분기 184만명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아직 ‘생성형AI’가 본격적으로 디지털금융플랫폼에 장착되기 전이기 때문에 기존 신한금융의 성과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이르지만, 신한금융의 입장에선 충분히 디지털 성과에 대한 동기부여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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