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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 반도체 전쟁 더욱 심화될까?

이상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결국 대만 땅을 밟았다. 이로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공세 수위를 높여왔던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보다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은 현지 시각으로 어젯밤 10시 45분쯤 대만 타이베이 송산 공항에 도착해 환영을 나온 우자오셰 외교부장 등 대만 측 인사들과 접견 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대만 인권 활동가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이번 대만 방문을 통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회장까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반도체 굴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지척인 대만에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의 만남은 여러모로 반도체 전쟁 중인 양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도착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방문일정과 맞춰 워싱턴포스트에 공개한 ‘내가 의회 대표단을 대만으로 이끄는 이유’를 통해 펠로시 의장은 “중국은 사이버 공간으로의 싸움을 시작해 매일 대만 정부 기관에 수십 건의 공격을 시작했다. 동시에 베이징은 대만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글로벌 기업에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대만과 협력하는 국가를 위협하고 중국의 관광을 단속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CCP)의 가속화되는 침략에 직면하여, 우리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자국과 자유를 수호하는 민주적 파트너인 대만과 함께한다는 명백한 성명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움직임도 한 층 강경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 하원 의장 낸시 펠로시는 중국 측의 강한 반대를 무시하고 중국의 대만 지역을 방문하여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심각하게 훼손했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하며 미국 측에 엄숙한 대표성과 강력한 항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인민해방군은 오는 4일 12시~7일 12시 사이 대만 섬 주변에서 군사 훈련과 실탄 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반도체 전쟁 중인 미중간의 갈등으로 보다 표면화시킬 것으로도 보인다.

앞서 대만 TSMC의 류더인 회장은 1일 CNN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경제 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세계 질서도 붕괴할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 과정은 미국·유럽·일본 등과 실시간 연결에 의존하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TSMC 공장은 멈춰선다”는 이유를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으로선 TSMC와의 밀접한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핵심기술에 대한 중국의 기술개발을 저지하려는 미국으로선 최근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초미세공정 문턱으로 평가받는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성공한 것도 뼈 아프다.

이 기술은 대만 TSMC가 지난 2014년 개발한 7㎚ 공정 제품과 유사한 것으로 업계에서 관측하고 있어 TSMC가 미세공정 기술을 중국 측에 빼앗겼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과 류더인 회장의 만남에서 어떠한 논의가 오고갈지도 관심이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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