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달아오르는 국내 빌트인 시장…섣부른 기대는 금물

이수환


- 2015년 7100억원으로 성장 예상
- 재개발‧재건축 확대, B2C도 함께 공략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빌트인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생활가전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긍정적인 요소가 늘어난 것이 원동력이다. 전체 시장규모는 아직 단품과 비교하면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냉장고, 세탁기, 오븐, 식기세척기 등 빌트인을 구성하는 각 제품을 더해도 2013년 기준으로 6900억원에 그치고 있다. 한철 장사인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규모가 연간 1조2000억원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트인 시장 자체의 잠재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유럽과 북미와 같은 선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국내에서도 비슷한 추세로 성장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전 세계 빌트인 시장 규모는 약 500억달러. 이는 전체 가전 시장의 1500억달러의 30%가 넘는 수치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빌트인 시장 성장을 겨냥해 업계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펼쳐지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는 기업거래(B2B)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인업 보강과 함께 패키지 형태의 제품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세미빌트인 형태의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도 내놨다. 세미빌트인은 빌트인과 프리스탠딩을 넘나들 수 있는 제품이다. 신규 주택과 함께 리모델링, 기존 빌트인 사용자의 제품 교체 주기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슬림스타일’과 같은 제품도 주목할 만하다. 슬림스타일 냉장고는 2도어 ‘상(上)냉장, 하(下)냉동(BMF, Bottom Mounted Freezer)’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냉장고, 냉동고 등을 조합해 사용할 수 있는 ‘컬렉션 시리즈’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LG전자도 빌트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주방 깊이에 딱 맞는 냉장고와 빌트인 쿠킹을 더한 패키지로 깔끔한 주방 인테리어 연출에 초점을 뒀다. 세미빌트인 냉장고와 빌트인 쿠킹 제품을 복합적으로 구성했다. L라이프스타일 연구를 통해 ▲주방 공간 효율성 ▲설치 편의성 ▲깔끔한 주방 디자인 ▲합리적 가격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및 리모델링 수요 등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동부대우전자, 리홈쿠첸, 파세코 등도 빌트인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동부대우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리홈쿠첸은 전기레인지, 파세코는 김치냉장고, 쌀냉장고에서 각각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빌트인 시장규모가 올해 7000억원, 2015년 7100억원으로 성장하겠지만 폭발적인 수요 증가는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소비자의 프리미엄 빌트인 요구로 건설사가 반응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 재개발, 재건축 물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지만 워낙 시장 변수가 많아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가 빌트인과 함께 개인거래(B2C)를 모두 공략하려는 것도 모든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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