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협, 과감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개선…무엇이 달라졌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신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영리 협동조합 금융기관이다. 전국 단위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 신협 역시 시중 은행과 같은 최첨단의 고도화된 IT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IT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은 신협에서 가장 우선하는 IT과제다. 신협이 추진한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는 이런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신협은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사업을 통해 전산센터 구축 시 도입된 장비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장애 요인을 제거하고 최신 기술 기반의 IT 시스템 환경을 구현을 목표로 했다.
주니퍼네트웍스의 스위치와 방화벽 솔루션을 적용해 진행한 이 사업을 신협은 "조합원과 고객에게 안전하고, 신속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향후 도입 계획을 갖고 있는 IP기반의 서비스는 물론 SDN 같은 최신 기술 적용을 위한 기반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신협측은 현재 진행중인 망분리 프로젝트를 통해 규제 준수와 더불어 분리 구조의 보안 시스템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4위의 위상, 신협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 신협은 지난 2016년 8월 기준으로 전국 906개 조합과 전국 1,656개 영업점을 통해 71조원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다.
신용협동조합 운동은 독일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국내에서는 1960년 부산에 성가신용협동조합, 서울은 가톨릭 중앙신용협동조합이 발족되면서 출발했다. 이후 1964년 사단법인 신용협동조합연합회가 창립됐고, 1972년 신용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1973년 특수법인으로 분류됐다.
신협은 1960년 이래 문턱 높은 일반 금융기관의 금융혜택에서 소외된 서민과 영세상공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지위향상에 기여해왔다. 특히 한국 신협은 71조의 자산규모로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 이어 세계 4위에 랭크 돼 있을 정도로 자산운용과 신용도 측면에서 인정받고 있다.
신협의 주요 업무는 신용협동조합법에 의해 보호받는 금융기관 업무와 조합원의 저축·대출·공제 등을 수행하는 것이며, 1999년부터 예탁금과 적금에 대한 비조합원 거래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의 생활향상과 지역사회의 복지를 위해 각종 교육 및 복지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이다.
신협의 근간에는 금융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IT시스템이 뒷받침돼 있다. 특히 신협의 IT시스템 및 운영 사례는 세계신협협의회(World Council of Credit Unions)에서도 주요한 사례로 다룰 정도로 고도화돼 있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태국 등 해외 국가에서 신협의 IT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벤치마크하기 위해 한국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으며, IT 기반의 전자금융시스템과 모바일 금융, 공제사업 등에도 많은 나라들이 주목하고 있다.
신협은 그동안 꾸준히 IT고도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4년 생명, 손해공제, 단체공제, 고객관리시스템 재구축 등을 위한 공제업무 차세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도 했으며, 2018년까지 정보화계획 로드맵 작성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추진한 바 있다.
◆노후화된 네트워크 교체 = 신협은 이러한 향후 전략과는 별개로, 사용 연한이 지나 기능적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해 효율성을 재정비하는 사업을 계획했다.
지난 2015년 5월부터 추진된 ‘신협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사업을 통해 IT시스템의 ‘혈관’이라 할 수 있는 네트워크 망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에 나선 것이다. 산업분야에서 한발 앞서 차세대 시스템과 차세대 공제사업을 수행한 바 있는 신협은 안정적인 시스템 운용으로 네트워크의 건강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신협의 네트워크 장비는 2007년도 전산센터 구축 시 도입된 장비가 대부분으로 이로 인해 장애 포인트가 증가하면서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 일부 네트워크 장비는 유지보수 기간이 끝나 기술지원 확보라는 주요 요구사항도 대두돼 있는 상황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온라인 거래량 증가에 따른 전산센터 내의 데이터량 이동 대역폭 확장이 필요했다. 또한 10G급 장비가 시스템의 중추가 돼 가고 있는 현재의 IT환경에서 기존 장비로는 타 시스템과 안정적인 연동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었다.
신협의 박순영 IT기획관리부 정보기획팀 팀장은 “데이터센터에 있던 네트워크 장비 중 일부는 초기 전산센터 구축 시 도입된 장비도 있었다”며 “때문에 노후화로 인한 장애 포인트가 점차 증가했고, 무엇보다 당시에는 1기가(G) 대역폭의 장비가 최신이었지만 지금은 10G가 일반적인 대역폭으로 발전한 만큼 이에 맞는 대응 전략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신협과 같은 금융기관에서는 네트워크 장비의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기술의 발전에 맞춰 가상화 솔루션 운용을 수용하고, 네트워크 트래픽을 보장할 수 있는 성능과 확장성, 신기술 적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이번 장비 도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협은 전산센터의 노후화된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해 장애 예방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향후 증가되는 거래량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목적으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체적인 사업범위와 관련 신협은 ▲전산센터 네트워크 노후장비 교체 ▲네트워크 개선 및 테스트망 재구성 ▲중앙회 일반 사용자 인터넷 망분리 네트워크 구성 ▲IP 주소관리시스템 노후장비 교체 등 4가지 항목으로 추진됐다.
◆제품 및 유지보수 고려 주니퍼 네트웍스 선정= 신협은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을 위해 주요 네트워크 업체 3개사를 대상으로 사전검증(POC)을 실시했다. POC는 내부 네트워크 인프라 환경과 동일한 환경을 구성해 테스트에 임했으며, 이를 통해 안정성과 성능을 충분히 검증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박순영 팀장은 “우리가 선택한 네트워크 장비 업체 간 기능적인 부분은 대동소이 했다”며 “다만 경쟁사 대비 좋은 성능의 장비들을 제안하고, 사용자가 직접 BMT를 수행해 안정성을 검증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설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지보수와 근접지원 서비스도 신협에게 핵심적인 사항이었다. 대전에 소재한 신협중앙회와 지방 단위 지점들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서 지역거점에 서비스 네트워크 확보를 통한 유지보수는 중요한 문제였다. 때문에 네트워크 업체의 전국적인 서비스 체인망 보유 여부가 사업자 선정에서도 중요한 항목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신협은 주니퍼 네트웍스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사업자로 선정해 백본 스위치, 라우터, 엣지 스위치 그리고 방화벽 등 네트워크 계위별 다양한 제품라인의 장비를 도입했다.
신협은 네트워크 장비의 물리적 안전성 확보 및 서비스 중단의 최소화와 전산센터 내 통신 전송속도 개선, 기존 장비와 호환성 유지 및 향후 안정적인 유지보수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했으며, 전체 네트워크 장비 중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스템이 주니퍼 네트웍스의 장비로 교체됐다.
한국주니퍼네트웍스가 구축한 장비는 ▲유니버셜 에지 라우터 MX960 ▲에지 라우터 MX480 ▲캠퍼스 코어 및 데이터센터 환경을 위한 고가용성 이더넷 스위치 EX8200 ▲다용도 고정 구성 엔터프라이즈 스위칭 플랫폼을 지원하는 이더넷 스위치 EX4300 ▲고성능 엔터프라이즈 캠퍼스 및 데이터센터 스위치 EX4600 ▲통합된 데이터, 음성, 비디오를 지원하는 유연하고 비용 효율적인 엔터프라이즈 액세스 솔루션 이더넷 스위치 EX3300 ▲캠퍼스 및 브랜치 환경에 적합한 경제적인 이더넷 스위치 EX2200 ▲지역 사이트와 대규모 지사 사무소에 강력한 엔터프라이즈급 보안을 제공하는 방화벽 SRX650 등이다.
이번 프로젝트 구축 방식은 일거에 장비를 교체하는 ‘빅뱅’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서 사전에 충분한 테스트를 통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고, 정확한 퍼포먼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오차를 최소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신협 박순영 팀장은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작업은 장비 결함이 있어서는 안되고, 수행 인력들의 실수도 없어야 한다. 다행히 이번 작업은 몇 시간 만에 모든 내용이 완료됐다.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요소를 감안해 백업용 백본 장비도 준비해 뒀지만 단 하나의 장비도, 한 건의 오류 없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후에도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전문 인력이 2년간 상주하며 운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전자금융망, 조합백본망, 백업망, 인터넷망, 중앙백본망, 전산센터, 서울사무소지역본부 연수원, 테스트망, 인터넷망분리 등 네트워크와 관련된 대부분의 시스템의 건강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또, 전산센터 네트워크 장비 물리적 안정성 향상과 전산센터 내 통신속도(대역폭) 개선에 따른 처리능력이 향상됐다.
◆새로운 '혈관'으로 교체, 고도화도 진행 = 신협은 추가적으로 중앙회 인터넷 망분리 인프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 감독기관의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고, 외부로부터 침입과 내부 정보의 유출을 원천 차단해 조합원 및 고객의 자산을 더욱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IPT 네트워크도 구축해 녹취 시스템, 컬러링, ARS 통신비용 절감 등 IP기반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한 부가 서비스 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는 향후 신협이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IP 기반의 통합 콜센터 구축과도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협 박순영 팀장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는 구축 완료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장애 없이 운영되고 있다. 성능 측면에서도 여유 있게 운영되고 있으며 트래픽 모니터링, 관제부문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네트워크 품질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조용히 유지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또 “네트워크 고도화를 통해 늘어나는 업무량이나 트래픽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향후 IPT나 망 분리도 연계해 IP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신협은 향후 네트워크나 시스템 발전 방향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가상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등 신기술 도입도 꾸준히 검토할 예정이며 망분리와 같은 규제대응 준수를 위해 내부 보안을 강화하고, 개인정보보호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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