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부터 AI까지 개발자 위한 모든 서비스 제공”…드러난 AWS의 야심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11월 28일(미국 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 ‘AWS 리인벤트(re:Invent) 2017’이 12월 1일 막을 내렸다.
올해 행사에는 전세계에서 4만3000여명 이상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전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는 AWS이 개최해 내년 클라우드 시장 전망을 가늠하기에도 좋은 행사다.
이번 행사기간 동안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머신러닝과 사물인터넷(IoT), 데이터베이스(DB) 등 각 분야에서 발표된 다양한 서비스다. 이번에 발표된 수십개의 서비스 및 기능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최소 1300개 이상이 추가될 예정이다.
우선 IoT 분야에서만 6가지 서비스가 출시됐다.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위한 IoT 운영체제 ‘아마존 프리RTOS’를 비롯해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디바이스에 대한 람다 트리거를 생성하는 ‘AWS IoT 1-클릭’, ‘AWS IoT 애널리시스’, ‘IoT 디바이스 디펜더’, ‘IoT 디바이스 매니지먼트’, 엣지 디바이스에서 머신러닝 모델을 실행시켜 주는 ‘AWS 그린그래스를 위한 ML 인퍼런스’ 등을 선보였다.
머신러닝 부문에선 개발자들이 자체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학습, 배포할 수 있도록 돕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를 비롯한 7종의 서비스 및 제품이 새롭게 출시됐다. 이중 딥러닝 지원 비디오 카메라 ‘AWS 딥렌즈’도 공개돼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딥머닝 모델 구현해 10분만에 테스트=내년 4월부터 공식 판매될 AWS 딥렌즈는 딥러닝 컴퓨터 비전 모델을 실행하는 기능을 내장한 HD비디오 카메라가 포함돼 있어, 머신러닝에 대한 경험이 없는 개발자도 10분 이내에 딥러닝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아마존 세이지를 통해 구현한 머신러닝을 아마존 딥렌즈에서 실제 구현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마존 딥렌즈는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번호를 인식해 문을 열어주거나, 강아지가 소파에 올라갈 경우 주인에게 알람을 해주는 등의 기능을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아마존 S3에 저장된 오디오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아마존 트랜스크라이브와 번역 서비스인 ▲아마존 트랜슬레이트, 텍스트 데이터를 자연어 텍스트로 전환하는 ▲아마존 컴프리헨드, 비디오에서 얼굴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아마존 레코그니션 비디오 등 다양한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출시됐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국 고객사 IT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머신러닝 등과 관련한 비전이나 전략 등이 제시됐다면, 올해는 이를 구체화된 서비스나 솔루션이 대거 출시돼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재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구글이나 MS, IBM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 업체에 비해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소 약한 것으로 평가받던 AWS는 아마존닷컴에 적용된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출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음악과 함께한 기조연설, “클라우드로 상상하는 모든 것 가능”=한편 진지한 IT컨퍼런스 분위기와는 사뭇 달리 AWS의 기조연설에는 ‘음악’이 함께 하며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했다.
29일(현지시간) 앤디 재시 AWS 사장가 진행한 첫 번째 기조연설 무대에선 미국 여가수 로린 힐의 ‘에브리씽 이즈 에브리씽(Everything is Everything)’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모든 것은 그 모습 그대로 운명에 따라 일어날 것이며,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오듯 결국엔 변화가 찾아옵니다(Everything Is Everything. What is meant to be, will be. After winter, must come spring. Change, it comes eventually).”
재시 사장은 노래가 끝난 직후 가사를 음미하며 “음악가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선 최고의 툴과 악기를 사용하는데 제약이 없어야 하고, 이를 통해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것처럼 IT에서는 클라우드가 이 역할을 한다”고 비유했다. 또, 음악가는 팬에 대한 정보를 통해 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예측하고 곡을 제작해야 하듯, 클라우드 역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AWS는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옮겨 상상하는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미 100개 이상의 서비스와 전세계 16개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종합적이고 다양한 기술 인프라 플랫폼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에브리씽 이즈 에브리씽’이라는 노래를 선택한 것은 이러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인프라는 물론이고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등 최근 화두인 서비스까지 AWS만 거치면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노래 가사처럼 클라우드로의 전환 역시, 반드시 거쳐야 할 기술 패러다임이라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3시간에 가까운 기조연설이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컨퍼런스를 함께 한 하우스밴드의 공연의 공이 컸다.
◆‘DB’ 둘러싸고 오라클과 신경전=그런가하면 오라클과의 미묘한 신경전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됐다. 현재 AWS는 오로라와 다이나모DB, 레드시프트 등 다양한 DB서비스를 출시하며 엔터프라이즈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대로 오라클은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DB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강자와 DB분야의 강자가 계속해서 중간에서 부딪히는 형국이다.
시작은 오라클이 먼저였다. 지난해 오라클은 자사의 연례 컨퍼런스인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AWS의 DB서비스가 비싸고 성능은 느리며 폐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AWS은 같은해 열린 ‘AWS 리인벤트’에서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의 사진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하는 발표 장표를 통해 “AWS이 제공하는 초능력 중 하나는 속임수나 허세를 꿰뚫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제품을 잘 광고해 홍보하면 실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클라우드에선 이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 오라클 오픈월드에서도 앨리슨 회장은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DB 신제품 18c를 공개하며 “아마존 레드시프트 대비 10배 빠르고 가격은 절반 이하”라고 주장했다.
2달 후인 올해 리인벤트 행사에서 재시 CEO는 또 다시 앨리슨 회장의 얼굴을 PT 장표에 등장시키며 “지난 20년 동안 오라클 때문에 많은 고객이 많은 불편을 느꼈다”며 “올해 초 오라클은 타사 클라우드에서의 DB 가격을 2배 이상 올렸는데, 누가 고객에게 이런 짓을 하나. 이는 고객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기업의 AWS 클라우드 활용법은?=한편 국내 기업 가운데선 삼성전자와 코웨이, 넥슨 등이 참석해 AWS을 활용한 기술세션을 진행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개인향 클라우드 서비스에서의 아마존 다이나모DB 서비스 적용사례 및 IoT 플랫폼(스마트싱스) 내 마이크로서비스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코웨이의 경우 해외 법인의 IT시스템을 모두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은 물론 아마존의 음성인식 AI플랫폼인 알렉사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공기청정기에 연동해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에는 소모품 자동배송서비스인 아마존 대시(Dash Replacement Service)와도 연계할 예정이며, 머신러닝을 접목한 새로운 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넥슨(넥슨 왓 스튜디오)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모바일 MMORPG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 개발을 위해 AWS의 수십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변수민 넥슨 듀랑고 서버 프로그래머는 “AWS에서 제공되는 안정적이고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특히 이를 통해 게임 속의 세계에서 지형과 기후, 지질 조건에 맞게 여러 종류의 식물과 광물들을 알맞은 곳에 배치시키고, 이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EC2 컨테이너서비스(ECS)와 S3(오브젝트 스토리지), 람다(서버리스), SQS(메시지 큐), 클라우드 워치(클라우드 모니터링) 등 AWS의 서비스를 사용해 지형 배포를 자동으로 하고 있다.
◆코리아 파워…“전세계 고객을 내 품에”=이밖에도 일부 국내 기업들은 전시홀에 부스를 마련해 전세계 고객을 유혹했다. LG전자와 한글과컴퓨터, 베스핀글로벌, 지니언스, 와인소프트 등이 올해 전시에 참여했다.
AWS의 고객이기도 한 LG전자는 테라디씨의 테라2 칩셋을 장착해 아마존 워크스페이스나 VM웨어 등의 데스크톱 가상화(VDI) 가상화를 지원하는 24인치 제로클라이언트 제품을 선보였다.
한글과컴퓨터는 글로벌향 오피스 소프프트웨어(SW)인 ‘씽크프리’를 전시했다. 아예 한글과컴퓨터 로고를 없앴다.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MSP)업체인 베스핀글로벌은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관리 솔루션 ‘BSP 옵스나우’를 선보였다.
국내 보안기업인 지니언스도 ‘지니안 NAC’ 클라우드 버전을 소개했으며, 와인소프트는 캐시 기반 서버 SW등을 전시했다. 와인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시에 나왔는데, 실제 반응이 좋다”며 “현재 다양한 국가에서 고객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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