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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세계 최대 게임 행사서 주인공 된 블록체인…‘GDC 2022’ 총정리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는 <주간 블록체인>이 ‘GDC 2022’ 출장으로 하루 늦었습니다.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2’가 개최됐는데요.

GDC는 전 세계 게임 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행사인데,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렸습니다.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네트워킹하지 못했던 업계 종사자들이 모두 모이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GDC가 화제가 된 것은 오프라인 개최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현장에 모인 업계 종사자들이 입을 모아 얘기한 이번 GDC의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웹 3.0,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조금만 귀를 열어도 ‘NFT’라는 단어가 들릴 정도였죠.

블록체인 컨퍼런스가 아닌 게임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블록체인, NFT 얘기가 많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게임 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GDC 2022 현장에서 보고 느낀 ‘웹 3.0’ 바람을 조명해보겠습니다. 블록체인 게임 세션뿐 아니라 일반 게임 세션에서도 블록체인, NFT 얘기가 나온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현직에서 근무하는 게임 개발자들은 이 신기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GDC 2022 ‘핫 키워드’는 블록체인‧NFT‧웹 3.0

지난해 게임 업계에서 가장 화제가 된 키워드는 단연 NFT와 ‘플레이 투 언’이었습니다.

NFT는 그동안 게임사 소유였던 게임 아이템을 이용자가 소유하게 해줬습니다. 이용자는 그 NFT를 판매함으로써 수익도 창출할 수 있게 됐고요. 게임 내에선 기축통화로 가상자산이 쓰이고, NFT도 가상자산으로 사고 팔며 이를 현금화해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벌기 위해 게임한다)’하는 구조입니다.

지난해는 이 ‘플레이 투 언’이 대세가 될 것인지, 더 나아가 게임이 이용자에게 수익 창출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인지가 화두였습니다. 게임사 입장에선 아이템 판매로 얻던 수익을 포기하는 셈인데, 과연 모든 게임사들이 NFT와 ‘플레이 투 언’을 받아들일 것이냐는 지적도 잇따랐죠.

그러나 이번 GDC 2022에서는 1년 만에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게임사들이 NFT를, ‘플레이 투 언’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화두가 아닙니다.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인지가 화두입니다. 게임 개발자들도 NFT와 블록체인 기술로 대표되는 ‘웹 3.0’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이용자 입장에선 게임하면서 돈도 벌 수 있고, 아이템도 소유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선호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템이 NFT화되어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고, 기술적으로 연동될 경우 한 게임의 NFT를 다른 게임에서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기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또 게임 내에서 토큰을 벌고 이를 현금화해 수익도 낼 수 있으니 이용자가 블록체인 기반 게임으로 향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이용자들을 놓칠 수 없는 기존 ‘웹 2.0’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이번 GDC 2022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인프라 기업들의 인기도 좋았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및 NFT를 도입하려면 블록체인 플랫폼, NFT 발행 툴 등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해주는 인프라 기업들이 전시 부스를 마련했는데요. 사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NFT용 레이어2 플랫폼인 이뮤터블X의 관계자는 “기존 웹 2.0 게임들도 NFT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갓즈언체인드(Gods Unchained) 같은 웹 3.0 게임의 성장에 자극을 받은 업체들이 많은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웹 2.0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고려한다는 건 F2P(부분유료화) 발표 세션에서 블록체인 주제가 여러 번 등장한 것에서도 알 수 있었는데요. 플레이는 무료로 지원하고,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던 F2P 게임사들이 그들의 수익모델과 반대되는 블록체인과 NFT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시작한 것입니다.

조던 블랙맨 브라잇블랙(Bright Black) 창업자는 F2P 서밋 발표에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성장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존재는 F2P 게임이 될 것”이라며 “F2P 게임들도 이용자들에게 가치를 창출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발표는 수백명의 사람들로 꽉 차 조기마감됐습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2’에서 조던 블랙맨(Jordan Blackman) 브라잇블랙(Bright Black) 창업자의 NFT 관련 발표에 참가자들이 몰린 모습./사진=박현영기자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22’에서 조던 블랙맨(Jordan Blackman) 브라잇블랙(Bright Black) 창업자의 NFT 관련 발표에 참가자들이 몰린 모습./사진=박현영기자

이전 행사에 비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참가자들의 이해도도 부쩍 늘었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이 실제 게임 업계 종사자임을 고려하면, 업계 종사자들이 블록체인 기술과 웹 3.0 바람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올해 연사로 참여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더 샌드박스’의 세바스티앙 보르제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에 “GDC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게임 행사다. 2012년부터 매년 참여했는데, 올해는 NFT와 블록체인에 대한 참가자들의 이해도가 매우 높아졌고, NFT에 열려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웹 3.0 관련 발표 세션이 부쩍 늘어난 점도 이미 게임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GDC 2022에선 블록체인 관련 세션 23개, NFT 관련 세션 19개, 웹 3.0 관련 세션 10개 등 여러 개의 발표 세션이 마련됐습니다.

◆플레이 투 언, 어떻게 지속가능할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제는 ‘플레이 투 언’ 자체보다 지속가능하게 ‘플레이 투 언’을 실현하는 게 화두입니다. 그렇다면 NFT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 또 ‘플레이 투 언’ 게임들은 어떻게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요?

우선 무작정 블록체인 기술을 붙일 게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에 블록체인 및 NFT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닌, 재미있어서 게임을 하는데 돈도 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플레이 투 언’이 아닌 ‘플레이 앤 언(Play and Earn)’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번 GDC 2022에 연사로 참여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플레이 앤 언’을 수차례 강조했는데요. 재미있게 개발된 ‘웰메이드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야 이용자들이 계속 남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제적 보상, 즉 가상자산을 벌기 위해 플레이하는 ‘플레이 투 언’은 오래 가기 힘든 반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가상자산도 얻을 수 있는 ‘플레이 앤 언’은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이죠.

GDC 2022에 마련된 위메이드의 부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홍보했다./사진=박현영기자
GDC 2022에 마련된 위메이드의 부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홍보했다./사진=박현영기자
‘플레이 앤 언’ 게임이 더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는 “필리핀이나 브라질에선 게임을 통해 얻는 경제적 보상이 의미있는 수익이 될 수 있지만, 미국이나 영국에선 그렇지 않다”며 보상보다 재미에 초점을 맞춘 블록체인 게임이 여러 국가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F2P 게임, 즉 기존 웹 2.0 게임들이 오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블록체인 및 NFT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용자층을 보유한 웹 2.0 게임들이 ‘플레이 투 언’으로 나아감으로써 대중화를 앞당기고, 해당 게임들도 고객 충성도를 높여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것이죠.

아이템을 NFT화함으로써 이용자에게 소유권을 이관하는 게 단기적으로 보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용자 충성도를 높여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미 넷마블, 위메이드 등 국내 게임사를 비롯해 전 세계 여러 게임사들이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죠. GDC 2022에서도 이런 시도가 강조됐습니다.

미카 티모넨 슐레이크 게임 디자이너는 핀란드의 유명 가상현실 게임 ‘하보 호텔(Habbo hotel)’ 사례를 토대로 이런 시도를 설명했는데요.

티모넨 디자이너는 F2P 게임들이 블록체인 기술로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하보호텔은 NFT 판매를 통해 디지털 소유권 개념을 정립하고 고객 충성도를 높임으로써 크게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플레이 투 언’ 게임은 오래된 게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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