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오는 24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21일 제출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깊은 유감과 사과를 전한 최 회장은 24일 열리는 '일본포럼' 참석과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 영향에 우려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유서에 따르면, 우선 SK그룹은 지난 8월부터 한-일 민간 경제협력 재건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증인 참석 요청을 받은 국감일인 10월 24일 '일본포럼'을 기획, 준비해왔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일본 포럼은 그룹의 미래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행사일 뿐만 아니라 한-일 민간경제협력 재건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성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으로 국익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직접 기획하고 외빈들을 초청한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는 큰 결례일 뿐 아니라 포럼의 취지와 진정성이 퇴색돼 어렵게 마련한 한-일 민간 경제 협력 재건의 기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는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일본 정치인과 교수, 경제 전문가들을 다수 초청했다. 7선의 자민당 중의원인 다케타 료타를 비롯해 대표적인 지한파인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증인 출석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아 프랑스, 미국, 일본 등을 직접 방문하며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다음 달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3차 총회에서의 경쟁 PT를 총괄하고 있다"며 "이렇게 중차대한 경쟁 PT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해 유치위원회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혹, 이번 증인출석과 관련해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기사들이 양산될 경우 경쟁 PT의 효과와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어 "부산 엑스포 유치 경쟁상황을 감안해 유치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과방위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관련, 최 회장을 비롯해 박성하 SK C&C 대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해진 네이버 GIO,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24일 열리는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위원님들께서 질의하고자 하는 내용은 주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에 대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관련 내용은 IT 기술에 대한 이해는 물론 전문 노하우가 필요한 비즈니스 영역"이라며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박성하 SK C&C 대표이사가 질의에 충실하게 답변할 것이며, 이외에 SK(주)의 대표성이 필요한 내용에 대해선 장동현 부사장이 출석해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