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에스에프에이가 지난 23일 2차전지 장비업체 씨아이에스 지분 25.8%를 인수하기로 했다. 최대주주 지비이홀딩스 보유분 전량(22.7%)과 김수하 대표 보유분 일부(3.1%)가 대상이다. 내년 2월28일 인수 예정으로 금액은 1723억원(1주당 매매가 1만800원)이다.
씨아이에스의 경우 올해 상반기부터 매각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기업 계열사 등도 관심을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에스에프에이가 승자가 됐다.
에스에프에이는 “1주당 매매가격이 시장가격(직전 1주간 평균 1만1870원)보다 낮은 이유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과 금리 상승 추세 하에서 외부 차입 없이 자체 자금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매수자 및 중장기적으로 회사를 성장 및 발전시킬 역량이 있는 매수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로 에스에프에이는 기존 조립 및 화성 공정 위주에서 전극 공정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배터리는 전극 - 조립 - 화성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각각 요약하면 전극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조립은 극판을 밀봉하고 전해액을 주입, 화성은 전기적 특성을 부여하는 과정이다.
씨아이에스는 전극 공정 핵심 설비인 롤프레스(캘린더), 코터, 슬리터 등을 다룬다. 코터는 집전체에 활물질이 믹싱된 슬러리를 코팅하는, 롤프레스는 코팅된 전극에 밀도를 높이기 위해 압력을 가하는, 슬리터는 전극을 자르는 역할을 한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노스볼트 브리티시볼트 등이다. 자회사인 씨아이솔리드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용 장비 및 소재 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327억원(롤프레스 67% 슬리터 14% 코터 11% 기타 8%),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4677억원이다.
에스에프에이는 배터리 분야에서 물류 설비 위주였다가 올해 스태커(적층), 노칭기(극판 절단), 전해액 주입기 등을 상용화했다. 코터도 개발 중인 가운데 씨아이에스와 합병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인력 및 비용을 다른 제품에 투입할 수도 있다.
아울러 에스에프에이는 자체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접목해 배터리 장비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겠다는 의지다. 에스에프에이의 2차전지 부문 지난 3분기 누적 신규 수주액은 4549억원으로 전체 수주액 중 51%를 차지한다.
에스에프에이는 “물류 및 검사장비와 조립·화성 공정 중심으로 구축된 2차전지 포트폴리오가 전극 공정으로 확장되면서 전 영역을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가 보유한 핵심기술과 영업 네트워크 등 시너지를 통해 국내 고객사는 물론 상대적으로 양산 경험이 부족한 해외 고객사로부터의 풀턴키 수주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