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부동산 가격 폭등과 인구 절벽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 둘의 상관관계가 입증됐다. 높아지는 집값이 청년들에게 부담을 지워 출산 기피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3일 국토연구원은 '주택 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택 가격이 연 1%이상 오르는 상승 충격이 발생하면, 그 영향이 향후 7년간 이어지며 합계출산율이 약 0.014명 감소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번 연구는 1992년 1월부터 2022년 9월까지의 시계열 자료를 바탕으로 주택 가격과 출산율의 구조적인 변화를 추정했다.
그 결과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걸리는 시차도 점차 짧아지는 것도 발견됐다.
1990∼2000년대 초반까지는 주택 가격 상승 후 출산율 하락 반응이 나타날 때까지 10개월가량이 소요됐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주택 가격 상승 1∼2개월 후 바로 출산율 하락이 나타난 것이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출산 인구층은 가계 자산 축적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이라며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대출 등 상당한 지출이 필요한데, 출산 이후 꾸준히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산과 주택가격 간에는 상충관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통계청 자료(2020년 기준)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 1명을 출산해 만 26세 시점까지 양육하는 데 들어가는 총비용은 6억1천583만원으로 추산된다.
박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것은 출산을 경제적 이득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화된 결과"라며 "자녀 출산 자체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출산 이후 발생하는 양육, 보육, 교육에 발생하는 비용까지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