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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미디어생존기<상>] "구작이 명작"…숏폼 트렌드 탄 방송사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숏폼(짧은 형식의 동영상)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 가운데 관련 업계가 유튜브를 활용한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OSMU) 전략 강화에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방영 4주차 기준 유튜브에서 시청자 제작 콘텐츠 1648개, 주간 조회수 2억회를 달성했다. ENA가 공식적으로 만든 클립은 30개에 불과, 소비자가 콘텐츠 생산활동에 직접 참여하도록 이끈 결과다.

‘원소스 멀티유즈’는 하나의 지적재산권(IP)를 미디어의 속성에 맞춰 조금씩 가공해 유통하는 전략을 말한다. 하나의 IP를 게임·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가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콘텐츠 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업계의 특성상 이런 전략은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 예컨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만 해도 ‘오징어게임’ ‘퀸즈 갬빗’ 등 자사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선보여 왔다.

특히 최근엔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개의 짧은 버전으로 재가공해 유튜브로 제공하는 추세다. 10분 이내 숏폼 콘텐츠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성별·연령대·취향 등이 제각각인 시청자들의 시선을 동시에 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숏폼 전문 채널은 지난해 6월 57개에서 9월 78개로 급증했다. 특히 상위 250개 채널 중 78개는 숏폼 전문 채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지상파가 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다. 2019년 MBC가 만든 유튜브 채널 ‘5분 순삭’이 대표적이다. ‘5분 순삭’은 MBC의 거침없이하이킥·안녕 프란체스카 등 시트콤이나 무한도전·우리 결혼했어요 등 예능을 5분 이내로 편집한 콘텐츠로, 해당 채널의 구독자는 145만명을 넘어섰다.

마찬가지로 KBS가 2017년 개설한 유튜브 채널 ‘케미TV’도 ‘사랑과 전쟁’ 등 인기 드라마를 짧게 편집, 여기에 재치있는 자막을 더하면서 49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최근엔 CJ ENM도 이 시장에 합류했다. 현재 CJ ENM 산하에 있는 디지털 스튜디오는 90여개로, 지난해 이들 채널의 월 평균 유튜브 조회수는 20억뷰 내외다. 특히 '샾잉' '디글' '디글 클래식' 'tvN D ENT' 등 CJ ENM이 운영 중인 4개 유튜브 채널의 합산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지난해 말 기준 1억 명에 달했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광고 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업계는 향후 이러한 제작 트렌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청자를 주요 타깃으로 제작됐던 구작 드라마와 TV예능, 애니메이션을 디지털 리마스터링과 편집작업을 거쳐 유통할 경우 부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같은 영상이지만 어떤 시선으로 봤냐에 따라 편집점이 다르며, 디지털 환경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선택 받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라며 “특히 1분 내외의 콘텐츠는 길이가 짧은 만큼 확산도 매우 쉽고 빠르게 이뤄진다. 유튜브 쇼츠를 통해 만들어진 영상이 단기간에 모든 플랫폼으로 확산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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