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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 진주’ K-브랜드 발굴해 해외 MZ 겨냥…IP업계 합작 바람

이나연 기자
(왼쪽부터) 미니니구만 콜라보레이션과 오는 15일까지 라인프렌즈 월드 팝업 스토어에서 선보이는 ‘조구만(JOGUMAN)’ 캐릭터 [ⓒ IPX·조구만스튜디오]
(왼쪽부터) 미니니구만 콜라보레이션과 오는 15일까지 라인프렌즈 월드 팝업 스토어에서 선보이는 ‘조구만(JOGUMAN)’ 캐릭터 [ⓒ IPX·조구만스튜디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누구나 다 아는 유명 브랜드나 대기업 제품보다 나만 알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K-컬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K-브랜드 해외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국내 중소 브랜드·신진 디자이너, 아티스트들 경우 아직 현실적으로 글로벌 유통망과 인프라, 경험 등이 부족해 해외 진출이 쉽지 않다.

이에 전문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리테일 전문성과 노하우,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풍부하게 보유한 기업들이 잠재력 있는 브랜드들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업으로서는 그동안 선보인 적 없는 제품과 콘텐츠, 서비스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기업 이미지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새로운 팬층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신진 브랜드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협업은 특히 콘텐츠·캐릭터 지식재산권(IP) 업계에서 활발하다. 나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원하는 MZ세대를 위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백화점에 입점하거나, 신진 작가들 IP를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하고 더 다양한 형태 제품과 콘텐츠로 고도화하는 IP 비즈니스가 대표적인 방식이다.

◆국내 MZ세대 마음 흔든 초식 공룡 ‘조구만’, IPX 손잡고 글로벌 진출

라인프렌즈, BT21 등 유명 IP를 보유한 IPX(구 라인프렌즈)는 ‘하찮은 귀여움’과 ‘위로와 행복’이라는 유머 코드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인 조구만스튜디오와 협업해 ‘조구만’ 캐릭터 글로벌 IP 비즈니스를 예고했다.

조구만은 아기자기한 초식 공룡 그림체로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다는 건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통해 MZ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캐릭터다. 초식공룡이지만 부당함과 불의에 맞서는 브라키오, 브라키오 여자친구이자 현실적인 조언자 디플로, 낭만적인 몽상가 트리케라 등 각기 다른 성격과 매력을 가진 공룡 10마리로 구성됐다.

조구만스튜디오만의 감성을 담은 콘텐츠와 제품은 앞서 삼성전자와 케이스티파이, 아모레퍼시픽 등 유명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세 IP 중 하나로 빠르게 성장했으나, 단순한 굿즈 형태를 넘어 캐릭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모멘텀이 필요했던 조구만스튜디오는 지난 4월 IPX 인기 캐릭터 미니니와의 협업을 계기로 IPX와 글로벌 IP 사업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IPX 또한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IP 비즈니스 전문성과 온·오프라인 글로벌 사업 노하우를 조구만 IP 비즈니스에 활용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MZ세대 마음까지 얻게 하는 교두보 역할을 자처한다는 목표다.

[ⓒ 네이버웹툰]
[ⓒ 네이버웹툰]

◆K-웹툰 작가 글로벌 진출과 IP 비즈니스 확대에 날개 단 네이버웹툰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사냥개들’부터 ‘지금우리학교는’, ‘스위트홈’ 등 유명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데 따라 네이버웹툰은 웹툰 작가들 글로벌 진출과 웹툰 IP 확장을 돕고 있다. 먼저 네이버웹툰은 웹툰 IP를 영상화로 각색할 때 그동안 쌓아온 웹툰 플랫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외 현지화가 원활한지 검토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파악한다.

선택된 웹툰들은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작가들이 연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현지 정서와 문화에 맞춘 번역·디자인·마케팅·홍보 등을 지원한다. 이들 IP를 웹툰 외의 영화·드라마·게임·굿즈 등 사업에도 접목하는 IP 다각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웹툰이 창작자 수익 다각화를 위해 도입한 웹툰 비즈니스 모델 패키지 ‘PPS(Partners Profit Share)’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IP 다각화 모델로 꼽힌다.

PPS 프로그램은 ▲콘텐츠 유료 판매 수익 ▲광고 수익 ▲지식재산(IP) 비즈니스 수익을 중심으로 하는데,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약 232억원이었던 PPS 프로그램 연간 규모는 2022년 약 2조255억원으로 10년간 2조원 이상 성장했다. 이는 10년 전 대비 8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IP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웹툰·캐릭터 IP업계 기업들이 신생 브랜드나 창작자와 협업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다양한 IP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며 “이는 대다수 소비자 취향이 다변화된 요즘 수요에도 꼭 필요한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잠재력 있는 브랜드나 작품을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로 알리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IP 비즈니스 역량을 바탕으로 콘텐츠, 유통 소비재, 오프라인 스토어 등을 통해 경험을 쌓은 기업과의 협업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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