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더딘 낸드' 삼성전자⋅SK하이닉스, AI 타고 고부가 전환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상승세를 타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낸드플래시(NAND Flash)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른 대응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낸드플래시 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전환으로 턴어라운드 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서 각각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AI 반도체 붐 등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지 못한 낸드플래시는 업황 회복이 더뎌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PC, 기업용 SSD 등 소비재에 응용처가 몰려 있다. 지난해는 글로벌 불경기로 클라우드 업체 투자가 미진했고 소비자향 IT제품 수요도 높지 않았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긴 했지만 출하량은 반짝했을 뿐이다.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S24 출시 이후,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IoT 기기에도 온디바이스 AI가 적용,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은 차세대 낸드플래시 전환으로 반전을 도모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기기는 대규모 용량과 높은 성능의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데, 기존 낸드플래시는 용량과 성능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서다.
세계 낸드플래시 1위인 삼성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올해 300단대(9세대)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내부 기고문을 통해 "9세대 V낸드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단수를 개발 중"이라며 "내년 초 양산을 위한 동작 칩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동작 칩을 확보했다는 것은 양산을 위한 최종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lash Memory Summit·이하 FMS) 2023' 세계 최적층 321단 1Tb(테라비트) TLC 4D 낸드플래시 개발 경과를 발표하고, 개발 단계의 샘플을 실제로 전시했다.
메모리 업계에서 300단 이상 낸드플래시의 구체적인 개발 경과를 공개한 건 SK하이닉스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의 완성도를 높여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 300단대 낸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가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SK하이닉스의 4D 낸드 개발 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이동훈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321단 4D 낸드는 압도적인 성능으로 업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로서 스마트폰, PC, SSD 등 다양한 IT 제품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낸드플래시 개발과 양산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라며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과 컨트롤러 및 펌웨어 내재화를 통해 솔루션 분야에서도 성공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기업의 기술력과 혁신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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