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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알리·테무에 대내외적 불확실성까지”…오너들 마운드 재등판, 무슨 일?

왕진화 기자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대표. [ⓒ무신사, 연합뉴스]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대표. [ⓒ무신사,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의 초저가 파상 공세가 잇따르자 경영 환경을 재정비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회사를 창립했던 이들이 복귀 소식을 알리면서 책임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의사결정 속도를 한층 더 높이고 신성장동력 발굴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일부 기업의 창업자 복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무신사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문화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특히 글로벌 & 브랜드 사업과 플랫폼 사업의 유기적 성장을 이끌기 위해 조만호 이사회 의장이 총괄 대표로 복귀했다.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신진 브랜드 육성과 컨설팅에 집중해온 조만호 의장은 무신사의 지속 성장을 위한 책임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총괄 대표로 나선다. 회사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전문성과 실행 속도를 강화하고자 사업 영역을 구분해 운영하는 과감한 구조 변화에 조만호 의장이 그 중심을 잡는다.

지난 3년간 무신사의 본격적인 성장을 이끌어온 한문일 대표는 무신사의 미래를 만들 글로벌 & 브랜드 사업 대표로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해외 시장 개척 및 브랜드 진출 지원을 본격화하고, 무신사 스탠다드를 비롯해 신진 브랜드 발굴 및 IP 브랜드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무신사와 29CM를 관장하는 플랫폼 사업 대표로는 박준모 29CM 사업 대표가 선임됐다. 박 대표는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를 거쳐 29CM에 합류한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만들어 왔다. 무신사는 글로벌 커머스 경험, 프로덕트 및 테크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고도화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오아시스마켓]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 김영준 창업자 또한 최근 사내이사로 컴백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 창업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2009년부터 협동조합식 농산물 유통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고, 이어 2011년 우리생협 인원들과 오아시스마켓을 창업했다.

앞서 오아시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함에 따라 김 창업자는 지난 2022년 오아시스마켓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모두 물러난 바 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신청인의 임원 등이 관계회사 임원을 겸직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이에 안준형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흑자 구조를 공고히 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호실적의 공을 물류솔루션 ‘오아시스루트’로 돌렸다. 오아시스루트가 물류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고, 오작업을 최소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이 솔루션을 개발 및 보완하는 곳은 지어소프트였다. 김 창업자는 지어소프트 대표로서 오아시스루트 개발과 보완을 지속해 왔다는 설명이다.

창업자 복귀 이유는 책임경영 강화, 직원 사기 진작 등 다양하게 꼽힌다. 다만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및 테무, 쉬인(알테쉬) 등 C커머스(차이나+커머스) 공세가 갈수록 두드러져 한국 유통업계 위기감이 드리운 점도 이들 복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의 비중도 지대한 만큼, 중국에서 의류를 떼어다 판매하는 입점 셀러의 알테쉬 공습으로 인한 피해를 함께 입진 않았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자체 기술로 수익성을 제고해왔기에 아직까지 이들의 영향권에는 들지 않아왔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IPO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만큼, 성장 퀀텀점프를 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해 과감한 변화 및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굳어져 가는 쿠팡·알리 2강 체제를 깨기 위해 속도를 낸 셈이다.

한편, 올해는 오너들의 경영승계 움직임을 통한 세대교체도 관측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국내 계열사 중 처음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를 맡게 되면서 경영수업 보폭을 넓혔다. 또한, BGF리테일도 정기주총을 통해 홍석조 BGF그룹 회장 장남인 홍정국 BGF 대표이사 겸 BGF리테일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올렸다.

왕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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