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공해없는 '친환경 전기' 기대감…나노 발전기 성능 2배 높이는 탄소소재 개발

신제인
저널 오브 머터리얼스 케미스트리 에이 표지논문 (사진 출처:한국기술연구원)
저널 오브 머터리얼스 케미스트리 에이 표지논문 (사진 출처:한국기술연구원)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겨울철 정전기처럼 일상 생활에서 쉽게 발생하는 마찰이나 진동에는 전기로 변환이 가능한 에너지가 숨어 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친환경적인 전기 생성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연)은 펄스레이저 기반의 친환경 물리공정을 활용해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의 전력 성능을 2배가량 높일 수 있는 핵심 탄소소재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riboeletric nanogenerator, TENG)는 서로 다른 두 물체가 접촉하고 분리될 때 만들어지는 양전하와 음전하들의 이동 현상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변환 장치다.

외부 충전이나 배터리 없이도 자가 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사물인터넷 센서나 웨어러블 의료장비, 자가발전 전자소자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기연에 따르면, 기존 마찰전기 나노발전기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마찰면적을 넓히거나, 고분자 유전체 필름에 특정 전기적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는 물질인 ‘강유전체’를 첨가제로 혼합하는 연구가 주로 수행돼 왔다.

하지만 높은 전압값에 비해 전류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여러 응용 분야에 적용하기에는 전력(전류x전압)이 부족했고, 강유전체 나노분말의 경우 인체에 흡수될 수 있어 유해성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김강민 생기원 기능성소재부품연구그룹 박사 연구팀은 기존 강유전체의 대체물질로서 전기전도성과 기계적 특성이 모두 우수한 탄소나노튜브에 주목, 이를 독자 개발한 펄스레이저 기반의 친환경 물리공정(Pulsed laser ablation, 이하 PLA)으로 탄소나노튜브 표면을 개질해 전기적 특성을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PLA 공정이란 레이저로 탄소소재 표면을 파괴해 불안정한 상태에서 다양한 이종소재와의 결합을 유도하는 물리적 기법으로, 강한 산이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공정시간도 단축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9월 펄스레이저를 이용해 탄소나노튜브에서 그래핀 양자점을 제작하는 메커니즘을 첫 규명하고 2021년 3월 수소생성 촉매 제조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나노발전기 소재개발에도 적용을 시도했다.

PLA공정으로 탄소나노튜브에 레이저를 조사하게 되면, 파괴된 소재 표면에 풍부한 산소작용기가 형성되어 고분자 유전체 내에서도 우수한 분산성을 띠게 되며 그에 따라 전류의 흐름도 원활해지게 된다.

실제로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가 균일하게 분산된 고분자 유전체 필름을 실험한 결과, 물질의 전기적 성질의 척도인 ‘유전율’이 기존보다 약 250% 이상 향상됐으며, 이를 활용해 제작된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의 경우 전압값 170%, 전류값 243%의 성능 개선을 이뤄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월 신재생에너지재료 분야의 권위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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