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CES 2009] 2009년 TV시장 승부처 ‘홈 인터넷’

윤상호 기자

- 셋톱박스․블루레이 플레이어도 디지털 ‘허브’ 노려

올 TV 및 주변기기 승부처는 ‘인터넷’이 될 전망이다. TV,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주요기기와 인터넷의 결합은 프리미엄 제품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잡는다. PC 휴대폰 등과 연결해 콘텐츠 ‘허브’ 역할을 한다. 가정 내 모든 IT기기 콘텐츠와 인터넷을 TV로 즐긴다.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09’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은 인터넷 기능을 강화한 TV와 주변기기를 올 전략 제품으로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칩셋을, 다른 업체들은 인텔 칩셋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방식은 ‘위젯’. 포털업체 야후가 나섰다.

◆인터넷 TV, 삼성전자 vs 인텔 연합군=인텔과 야후는 지난해 출시한 가전제품용 시스템온칩 ‘캔모어(CE 3100)’를 공동 개발했다. 칩셋은 인텔이 솔루션은 야후가 만들었다. 야후의 온라인 사진서비스 ‘플리커’, 사용자제작콘텐츠(UCC)사이트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다. 야후가 제공하는 날씨 금융 교육 쇼핑 등이 지원된다. 차이점은 부가 콘텐츠. LG전자는 넷플릭스와 제휴해 1만2000편의 영화를 제공한다. 소니는 소니픽처스를 중심으로 24개 업체의 콘텐츠를 공급한다.

삼성전자의 상황은 다르다. 야후와 ‘오픈 플랫폼’을 전제로 야후와 자체 제휴를 했다. 애플 ‘앱스토어’ 같이 누구나 위젯을 올려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델이다. 중소 콘텐츠 업체도 콘텐츠만 좋다면 누구나 삼성전자 TV를 플랫폼으로 이용해 세계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세계 TV 점유율이 20%가 넘기 때문에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이경식 상무는 “야후가 TV 위젯 서비스를 범용으로 하기 때문에 유튜브 플리커 등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며 “오픈 플랫폼 정책은 삼성전자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타 사와 지역별 특화 TV 제작도 가능하다. 위젯 운영 주체를 누구와 손을 잡을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삼성전자는 국내에 출시될 인터넷 TV는 국내 포털과 함께 서비스할 계획이다. NHN 서비스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셋톱박스, 케이블 사업자 관심=셋톱박스도 인터넷과 결합해 가정 내 ‘허브’ 자리를 노린다. 삼성전자 도시바 등은 인텔 캔모어를 내장한 셋톱박스를 내놨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제품은 멀티미디어 컨버전스 셋톱박스 ‘홈 미디어 스테이션’과 인터넷 위젯 기능을 탑재한 셋톱박스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정보통신총괄로 PC 사업부와 네트워크 사업부를 통합한 이후 내놓는 첫 작품이다.

홈 미디어 스테이션은 가정 내 통신 허브 역할을 하는 기기.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휴대폰 ▲PC ▲가정용 통신 단말기 ‘홈매니저’ 등 가정 내 디지털 기기간 콘텐츠를 DNL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를 이용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셋톱박스를 통해 TV용 콘텐츠를 휴대폰에서 볼 수 있고 PC안의 파일을 TV로 즐길 수도 있다. 전화 메시지를 TV로 확인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홈 네트워킹 표준인 DLNA를 지원하는 제품을 추가적으로 출시해 가정 내 새로운 통신 트렌드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방송 시청 중에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위젯 셋톱박스를 함께 선보인다. 이 제품은 햅틱 UI(해외 옴니아 UI)를 셋톱박스에 맞춰 최적화된 UI를 탑재한 것이 특징.

현재 휴대폰, PC 등에서만 구현되고 있는 위젯 기능을 셋톱박스에 도입해 TV 방송을 시청하면서 리모컨으로 쇼핑이나 증권, 뉴스 검색 등 인터넷 서비스를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이 제품은 풀 HD 콘텐츠, 3D 콘텐츠 재생도 지원한다. 아울러 케이블 사업자가 ‘개인 맞춤형 서비스’ 및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 인터넷 기능 선두 다툼 ‘변수’=블루레이 플레이어 진영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도시바 등이 관련 제품을 올 전략 상품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39mm 두께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출품했다. 이 제품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서비스를 지원한다. 벽걸이 TV처럼 벽에 걸 수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TV에 적용돼 인기를 끈 크리스털 로즈(미국명 ToC) 디자인도 적용됐다. 실내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TV와 디자인 통일성을 갖췄다. 인테리어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박종우 사장은 “TV뿐만 아니라 블루레이 플레이어도 콘텐츠와 연계해 제품을 판매할 것”이라며 “지난해 소니에게 내준 블루레이 플레이어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는 블루레이 플레이어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서비스와 미국 최대 온라인 영화관 시네마나우가 제공하는 1만4000편 이상의 최신 헐리우드 영화와 TV쇼, 뮤직 비디오도 이용할 수 있다. 인테넷 게임을 사용할 수 있다. PC,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등 내부의 파일을 유무선으로 공유할 수도 있다. BD300제품은 CES 2009 혁신상에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강신익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 사장은 “LG전자의 기술력에 다양한 컨텐츠 업체들과의 협력을 더한 혁신적인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제품으로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시스템즈도 경쟁에 가세했다. 시스코는 이번 CES 2009에서 소비자 가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시스코는 가정 내에서 무선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코 와이어리스 홈 오디오 솔루션(Cisco Wireless Home Audio Solution)’을 선보였다. 인터넷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지능형 저장장치 ‘시스코 미디어 허브(Cisco Media Hub)’를 공개했다. 집 안의 디지털 기기에 저장돼 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한데 모아 인터넷 브라우저와 같은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TV,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인터넷 ‘허브’ 경쟁의 최종 승자는 TV가 될 전마이다. 셋톱박스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TV를 보완하는 시장에서 양자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셋톱박스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결국 TV로 인터넷이 가능하게 하는 기기”라며 “인터넷 미지원 TV를 구매한 층이 주요 타깃”이라고 평가했다.

<라스베이거스=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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