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양극화가 심해졌다. 생활가전과 TV는 사상 최대 실적인데 휴대폰은 적자가 날이 갈수록 불어난다. 버리자니 찜찜하고 가져가자니 부담이다. 휴대폰은 결국 전체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LG전자의 작년 4분기 모습이다. LG전자는 2016년 4분기 6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실적 공시 이래 세 번째다.
25일 LG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14조7778억원과 3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1.7% 전년동기대비 1.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연간 실적은 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55조3670억원과 1조3378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2.2% 늘어났다.
사업부별 실적은 극명하게 갈렸다. 가전과 TV가 앞으로 당기면 휴대폰이 뒤로 당기는 모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작년 영업이익을 각각 1조3344억원과 1조2374억원을 달성했다. 연간 최대 다. 작년 4분기 초고가 브랜드 ‘LG시그니처’ 마케팅 강화와 패널 가격 상승만 아니었다면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었다. 반면 MC사업본부는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1조25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V20’은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렸지만 ‘G5’의 부진이 이어졌다.
LG전자 H&A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김근태 전무는 “올해 LG시그니처는 신제품 추가보다 글로벌 전개에 주력할 것”이라며 “LG시그니처는 그 자체로 매출을 올린다기보다 브랜드 후광 효과를 통해 파생하는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하진호 상무는 “삼성전자와 샤프의 문제 등 패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그래도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 등 프리미엄TV 중심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며 “올레드TV는 작년 TV매출의 10%를 넘었다. 올해는 적게 잡아도 15% 이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C사업본부는 올해 부진 탈출을 약속했다. 오는 2월 공개하는 ‘G6’의 성공을 자신했다. LG전자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이런 전망을 내놨다. 결과는 7분기 연속 적자다. 사실상 해법이 보이지 않는 단계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 윤부현 전무는 “올해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이라며 “월 매출 1조원 이상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즉 분기 매출 3조원을 달성하면 흑자가 난다는 뜻이다. 작년 4분기 MC사업본부의 매출액은 2조9036억원 영업손실은 4670억원이다.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는 미래 먹거리로 크는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합병(M&A) 추진은 위험요소다.
LG전자 VC본부 기획관리담당 박경렬 상무는 “2016년은 2015년 대비 수주 잔고가 30% 성장했다. 개별 부품보다는 모듈화를 하는 방향으로 사업에 접근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상당한 경쟁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 정치경제 변화는 LG전자에게도 불안 요소다. 하지만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예상했다.
LG전자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기조가 확산하고 있다. 사업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되지만 LG전자는 이전부터 글로벌 생산지를 최적화해 운영했다”라며 “탄력적 대응과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역내 생산지 운영을 대안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