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차와 오토바이의 중간? 초소형 전기차, 달릴 수 있을까…틈새시장 주목

신현석
쎄미시스코의 초소형 전기차 'R3'
쎄미시스코의 초소형 전기차 'R3'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초소형 전기자동차(EV, 이하 전기차)’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상장사 기준 쎄미시스코, 캠시스, 대창스틸(대창모터스)이 그 주인공이다.

이 기업들은 대체로 초소형 전기차를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틈새시장’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등 글로벌 대기업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으며, 작은 자본으로도 시장 진입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에서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은 초소형 전기차의 사업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초소형 전기차가 일반 차와 오토바이 사이 애매한 위치에 있어 특별한 이점을 가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차와 같이 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안정성이 중요한 요소지만, 초소형 전기차가 그만큼 견고한 차체를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초소형 전기차를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에선 초소형 전기차가 오토바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전망도 나오나 기동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오토바이에 밀릴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쎄미시스코, 대창스틸, 캠시스 주가는 이렇다 할 반등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실제 초소형 전기차가 회사 실적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쎄미시스코-캠시스 등 ‘초소형 전기차’ 사업 추진 =
쎄미시스코와 캠시스는 최근 IR(기업설명회)을 통해 자사의 신성장동력인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비중 있게 다뤄 눈길을 끌었다.

반도체 및 평판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쎄미시스코는 지난 2016년부터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추진해왔다. 사업 초기, 인력 확충 등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다가 작년 5월 준공한 세종공장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초소형 전기차 D2를 이마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쎄미시스코는 작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관련 매출이 0원이었으나, 올해 2월부터 첫 매출이 발생했다. 중국 쯔더우(ZD)로부터 수입한 D2를 현재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자체 개발한 R3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수입차를 통해 전기차 판매 경험을 쌓은 쎄미시스코가 자체 개발한 초소형 전기차로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쎄미시스코는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작은 기업이 추진하기 적합하다고 봤다. 이순종 쎄미시스코 대표는 지난 4월 IR을 통해 “대규모 업자들과 경쟁하지 않는 게 적합한 전략”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일반 전기차 시장보다 ‘틈새시장’인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함께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는 캠시스도 올해 10월 영광에서 열리는 ‘스마트 e-모빌리티 엑스포’에서 한국형 초소형 전기차 ‘PM100’을 선보일 예정이다. 캠시스는 올해 10월부터 PM100 예약주문을 받은 뒤 내년 1분기부터 PM100를 판매할 계획이다. 우선 회사는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캠시스는 휴대폰 카메라 모듈 개발 및 제조, 차량용 카메라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SVM)’ 제품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한다. 2015년부터는 전기차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초소형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기 위해 전남 영광군 내 부지도 매입했다.

캠시스는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주요 판매 시장으로 정했다. 대기업 경쟁이 과열되는 일반 전기차 시장이 아닌, 초소형 전기차 수요가 예상되는 동남아 지역에서 승부를 보는 ‘틈새 전략’인 셈이다.

박영태 캠시스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열린 IR을 통해 “베트남 대도시에서는 오토바이가 많이 늘어나 호흡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기가 오염돼 있고, 오토바이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이에 베트남에서도 전기차에 관심이 많다”며 “초소형 전기차는 가정용 전기를 가지고 충전이 가능하며, 3시간 충전에 100Km를 갈 수 있다. 베트남 대도시에 아파트가 많아, 플러그로 꽂으면 충전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철강재를 제조·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 대창스틸도 초소형 전기차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다. 직접 전기차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회사인 대창모터스가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를 이미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 대창모터스는 작년 말 이커머스 업체 티몬과 MOU(업무협약)를 맺고 온라인을 통해 다니고를 판매하고 있다. 대창모터스는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 비상장사 중 초소형 전기차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있다. 작년 6월부터 프랑스 본사로부터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트위지는 올해 4월까지 국내에서 총 1300대 넘게 팔렸다.

쎄미시스코, 대창모터스, 르노삼성은 현재 우정사업본부의 초소형 전기차 시험 사업에 참가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초소형 전기차를 우편 배달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초소형 전기차의 공식 판매가는 1500~2200만원대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550만원~1250만원 수준에 구입할 수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신현석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