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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이 곧 생존”…고단했던 2018년 IT시장, 누가 웃었나

박기록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사진제공 삼성전자)

[특집 / 2018년 IT혁신상품] 본지, 통신‧전자‧ IT‧ 인터넷‧ 게임 등 각 부문에서 46개 선정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혁신’(革新)은 시간과 시대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한다. 2018년, 올 해 우리 IT시장에서의 ‘혁신’은 곧 ‘강한 생존력’을 의미했다. 이는 아마도 심리적인 불황의 공포가 어느해보다 크게 지배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올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6월 싱가포르에서의 사상 첫 북-미회담 등으로 이어진 한반도 긴장 완화는 고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종식과 함께 경제적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 금리인상 부담,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논쟁 등이 악재로 작용했고 북-미 회담도 교착상태가 길어졌다. 전반적으로 녹록치 않은 경제상황이 이어지면서 아쉬움을 주었다.

지난해 5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슈가 IT시장에서 강하게 분출됐다. 올해에도 이 기조는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인공지능(AI)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올해에도 핵심 테마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AI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올해에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AI를 컨셉으로 한 혁신제품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AI가 아직 기술적으로 초기단계임을 감안하더라도 금융권 등 일부 직군에서는 인력절감 효과를 보이면서 관련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는 올해보다 내년에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올해 우리 IT시장에서는 혁신적인 기술이 양적으로 보다는 불황을 견뎌내는 시장 주도형 제품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고점 논란이 있었지만 ‘반도체’ 분야는 우리 경제와 무역을 뒷받침한 효자종목으로 더욱 그 가치가 빛났다. 프리미엄 가전, 스마트폰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분야에선 올해에도 견실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또한 미세먼지의 공습 등으로 스마트기반의 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도 의미있는 변화다.

SK하이닉스 2세대 10나노급(1y) 16Gbit(기가비트) DDR5 D램 (사진제공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2세대 10나노급(1y) 16Gbit(기가비트) DDR5 D램 (사진제공 SK하이닉스)

◆더욱 값졌던 반도체의 선전 = 기술 혁신이 곧 생존으로 직결되는 반도체 분야에선 올해도 견고한 시장 우위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중국 등 후발주자에 결코 경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초격차’에 대한 의지가 어느해보다 강조됐던 한 해다.

비록 4분기 들어, 세계경기 침체와 수급의 문제 때문에 반도체 가격의 하방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은 아쉽지만 넓게보면 반도체 경기의 사이클을 감안하면 이는 언제든 대비해야하는 상시적인 리스크다.

삼성전자가 11월 공개한 프리미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9(9820)’은 자체 개발한 4세대 CPU 코어를 적용했으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AI(인공지능) 연산 능력을 기존 제품 대비 약 7배 끌어올리는 기술적 혁신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2세대 10나노급(1y) 16Gbit(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해, 2020년 열릴 DDR5 시장 대응에 나섰다. 이전 세대인 DDR4 대비 동작 전압이 기존 1.2V에서 1.1V로 낮아져, 전력 소비량이 30% 감축됐다.

한편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8K QLED, 그리고 LG디스플레이가 8K OLED 혁신 기술을 선도함으로써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시장에 선전을 견인했다.

◆AI확산, 통신 서비스의 진화 = 이제 5G시대를 맞이하게 된 통신업계에선 견조한 통신서비스의 진화가 있었다. KT는 지난 10월 국내 최초 10Gbps급 초고속인터넷을 상용화했다. 서울 및 6대 광역시 등 국내 주요 도시에서 가입할 수 있다. 33GB 용량 초고화질(UHD) 영화를 다운로드 받을 때 10기가인터넷은 약 30초면 끝난다.

SK텔레콤 AI스피커 차별화를위해 ‘누구 캔들’을 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4가지 총 17가지 조명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는 기존보다 확실히 차별화된 영상서비스인 ‘유플러스 아이돌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 AI스피터 '누구캔들'(사진제공 SK텔레콤)
SK텔레콤 AI스피터 '누구캔들'(사진제공 SK텔레콤)


◆스마트폰 시장 견인 = 애플의 판매부진과 대조를 이루면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선전이 더욱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8월,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노트9을 선보였다. 국내 출시 후, 일개통 선두를 4개월째 이어갈 정도로 탄탄한 시장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어 지난 10월 LG전자가 선보인 스마트폰 ‘V40씽큐’는 카메파 기능을 선호하는 최신 소비자의 기호를 충분히 반영해 호평을 받았다.전면 2개 후면 3개 총 5개의 렌즈를 장착했으며 사용자는 움직이지 않고도 다양한 화각과 줌을 이용해 인물과 배경에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이파이 쿼드 DAC와 메리디안과 협업을 통해 음향을 강화했다.

LG전자 스마트폰 V40씽큐(사진제공 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V40씽큐(사진제공 LG전자)

◆업무혁신, 협업 솔루션에 관심 고조 = 기업들은 경기침체시에 대체로 업무프로세스 혁신을 위한 내부 투자를 강화한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에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올해에는 정부 정책으로 ‘주52시간’ 도입이 예고되면서 기업용 솔루션시장에서 원격회의 및 협업솔루션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또한 ERP(전사적자원관리) 등 전통적으로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요구되는 기업엔 솔루션들도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와함께 기업의 컴퓨팅 파워가 더욱 중시됨에 따라 기존 엔터프라이즈 솔루션들의 성능 향상도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그라운드 스테이션’은 전세계에 위치한 12개 지상국 안테나의 완전 관리형 네트워크를 통해 위성 데이터를 비용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때문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고객이 지상국에서 위성 데이터를 받으면 AWS의 컴퓨트, 스토리지, 머신러닝 서비스를 적용해 유용한 정보를 얻거나 데이터를 다른 지역이나 처리 시설로 이전할 수 있다.

델 EMC의 ‘파워엣지 MX’ (사진제공 델EMC)
델 EMC의 ‘파워엣지 MX’ (사진제공 델EMC)

영림원소프트랩의 ‘시스템에버’는 클라우드 ERP로 제공된다. MS 애저 기반으로 사용량에 따른 자동 스케일업, 다국어·다통화 지원, 실시간 데이터 진행 및 통합관리, 활동기준에 기반한 원가 산출, 부문별 수익성 분석의 정확한 자료 제공 등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히타치 콘텐트 플랫폼(HCP)’은 온프레미스(구축형) 및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비정형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오브젝트 스토리지다. 단일 시스템에서 최대 800PB까지의 용량 및 1000억개의 파일을 저장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 MS, 구글, 버라이즌, 히타치 클라우드 등과 연계된다.

델 EMC의 ‘파워엣지 MX’는 서버 분리 및 소프트웨어 정의 기술이 적용된 ‘키네틱 인프라’ 기반의 모듈형 서버 제품으로. 복잡한 전통적인 아키텍처와 달리 동적인 리소스 풀(pool)에서 필요에 따라 자원을 받는 구조로 궁극적으로 과잉 투자를 막고, 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높게 인정받았다.

맨텍의 ‘아코디언’은 다양한 인프라가 혼재하는 플랫폼 환경에서 가용성, 민첩성, 확장성, 자동화된 운영관리를 제공하는 컨테이너 통합 관리 솔루션이으로, 클라우드를 서비스형 플랫폼(PaaS) 형태로 고도화하기 위해 필요한 스택들이 패키지화 돼 별도의 개발과정 필요 없이 기존 x86기반의 물리 혹은 가상 환경에 단순 설치만으로도 클라우드의 고도화 및 현대화를 실현할 수 있다.

원투씨엠 ‘에코스 스탬프(echoss Stamp)’
원투씨엠 ‘에코스 스탬프(echoss Stamp)’

베리타스의 최신 ‘넷백업 8.1.2’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엔터프라이즈 백업·복구 솔루션으로, 새롭게 선보인 웹 UI는 운영담당자 맞춤형 구성이 가능하다. 백업·보안·업무 담당자 등 사용자 정의 역할에 맞는 UI를 구현할 수 있어 업무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쿠콘은 비즈니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2천500여개 기관과 정보를 연결하고 있으며 수집·연결된 정보는 기업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제공하고 있으며, 보험 통합 관리 앱 '보맵'은 쿠콘의 보험정보 API를 활용해 서비스되고 있다.

경리나라는 웹케시가 올해 1월 출시한 신규 주력 상품으로, 개발 단계부터 중소기업 경리 업무 담당자 1000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경리 업무 현황, 고충, 개선점 등에 대한 생생한 의견을 모아 만들어졌다. 거래처 관리, 매출·매입, 금융 조회, 스마트 보고서 등 중소기업 경리 업무에 반드시 요구되는 핵심 기능만 담아 직관적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비즈플레이는 국내 최초로 법인카드는 물론 개인 및 해외 카드까지 실물 영수증이 필요 없는 전자적 경비지출관리를 구현하고, 기업 전체 경비지출 현황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핀테크기업 코나아이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코나카드는 국내 최초 EMV(국제결제표준) 기반, 전국에서 결제 가능한 충전형 카드다. 코나카드 앱에서 카드 신청 및 충전, 잔액 조회, 소득공제 신청 등이 가능하며, 현금영수증과 동일한 3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투씨엠의 ‘에코스 스탬프(echoss Stamp)’은 스마트폰 화면에 에코스 스탬프를 찍기만 하면되는 간편하면서도 강력한 기능의 인증솔루션이다. 에코스 스탬프의 5개의 점에서 정전기가 발생해 각기 다른 패턴을 활용해 회사, 각 매장별로 사용할 수 있다.

다쏘시스템의 ‘솔리드웍스’는 3D CAD(컴퓨터 지원 설계) 소프트웨어로 제품 설계를 지원하는 다쏘시스템의 애플리케이션이다. 다쏘시스템의 클라우드 기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에서도 솔리드웍스가 통합돼 다쏘시스템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하고 강력한 브랜드의 솔루션을 지원한다.

이글루시큐리티는 IT 자산 관리와 취약점 관리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보안 진단 자동화 솔루션 ‘스마트가드’를 선보여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투비소프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UI·UX) 프레임워크인 넥사크로플랫폼 ‘넥사크로 17’은 하나의 개발도구로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모든 IT사용자 화면을 개발할 수 있어 프로세스, 시간, 비용을 단축한 제품이다. HTML와 자바스크립트, CSS 등 표준 기술만을 사용해 싱글페이지애플리케이션(SPA)과 프로그레시브웹앱(PWA)같은 최신 애플리케이션의 UI·UX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유니타스가 올해 독자 개발한 CRI (Country Risk Index)는 35개 변수와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전세계 252개 국가 및 지역에 대한 국가위험지수를 금융회사 또는 기업이 매일 업데이트 받아 반영할 수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올해 12월 KEB하나은행이 CRI를 도입해 업무에 적용했다.

한편 게임분야에서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의 흥행에 단연 돋보였다. 3D그래픽 부문에서 경쟁사 게임 대비 한 세대 이상 앞서나갔다. 12월에 접어들어서도 국내 양대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각성 등 대규모 업데이트 적용으로 전주대비 신규 이용자 231%, 북귀이용자 261%, 일일 이용자 115%가 증가하는 등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디지털데일리>는 2018년 통신, 전자,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정보보호, 게임 및 콘테츠 분야에 걸쳐 IT전문기자 및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평판을 취합, 분석해 46의 IT혁신 상품을 선정했다.

46개 혁신제품은 기술혁신성과 시장친화력(마케팅) 등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선정했다. 품목은 다음과 같다. (무순)

■2018년 IT혁신 제품

- 통신서비스 -
◆AI스피커 ‘누구캔들’(SK텔레콤) ◆10기가 인터넷서비스(KT) ◆유플러스 아이돌라이브(LG유플러스) ◆ 기가프리미엄X10(SK브로드밴드) (4개)

- 전자 / 가전 / 디지털 디바이스-
◆갤럭시노트9(삼성전자) ◆V40 씽큐(LG전자) ◆QLED TV(삼성전자) ◆프리미엄가전 LG오브제(LG전자) ◆코드제로A9(LG전자)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삼성전자) ◆전자칠판 D6510(리코코리아)◆WH-1000XM3(소니코리아) ◆아이나비 커넥티드(팅크웨어) (9개)

-반도체/디스플레이-
◆프리미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삼성전자) ◆2세대 10나노급 16기가비트 DDR5 D램(SK하이닉스) ◆8K QLED(삼성디스플레이) ◆88인치 8K OLED(LG디스플레이) (4개)

-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 보안 -
◆네이버 클라우드(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히다치 밴타라 HCP(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에코스 스템프(원투씨엠) ◆‘비즈니스 정보 API’ (쿠콘) ◆ ‘파워엣지 MX’(델EMC) ◆‘아코디언’ (맨텍) ◆ 넥사크로17(투비소프트) ◆‘코나카드’(코나아이) ◆그라운드 스테이션 (아마존웹서비스 AWS) ◆브이스테이션(틸론) ◆솔리드웍스 2019 (다쏘시스템) ◆넷백업 8.1.2 (베리타스) ◆‘시스템에버’(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엣지 ‘SD-WAN’(시스코코리아) ◆리모트미팅(알서포트) ◆레오나르도(SAP) ◆큐브리드DB(큐브리드) ◆머니트리(갤럭시아컴즈) ◆‘쓰렛 인사이드’ (포티넷코리아) ◆경리나라(웹케시) ◆비즈플레이(비즈플레이) ◆CRI (유니타스) ◆크루즈링크(디리아) ◆보안플랫폼 ‘시큐디옴’(SK인포섹) ◆쓰렛 인사이드 (이스트시큐리티) ◆스마트가드 (이글루시큐리티) (26개)

- 게임/콘텐츠/e비즈니스
◆검은사막 모바일(펄어비스)◆쿠팡플렉스(쿠팡) ◆스마일클럽(이베이코리아) (3개)

<편집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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