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FTX에 이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까지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거래소가 NFT 분야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도 NFT를 새 먹거리로 주목하는 모습이다.

NFT란 토큰 1개의 가격이 같은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토큰마다 고유 가치를 지니는 것을 의미한다. 소유권이나 거래내역이 모두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는 게 주요 특징이다. 이 같은 특징으로 최근 NFT는 예술품을 디지털화할 때나 게임 아이템을 제작할 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전 세계 NFT 시장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거래소들도 일제히 NFT 관련 서비스, 특히 NFT 거래 플랫폼을 내놓고 있다. 기존 사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NFT 시장의 유동성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NFT 마켓 유동성 노린다…바이낸스·FTX·코빗 등 서비스 잇단 출시

바이낸스는 지난 24일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과 NFT 플랫폼 간 다리 역할을 하겠다”며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했다. 바이낸스는 아티스트들이 자유롭게 NFT를 제작할 수 있는 제작도구를 제공하며, 이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도 제공한다.

이달 초에는 대형 파생상품 거래소인 FTX도 NFT 거래 플랫폼 ‘NFTs’를 출시했다. 사용자는 NFT를 경매에 부칠 수 있으며, FTX도 NFT를 제작해 판매한다. 구매한 NFT는 FTX 내 NFT 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NFT를 지원하는 외부 지갑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거래소들도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함께 하고 있다. 코빗은 지난달 31일 국내 거래소 중 최초로 NFT 거래 플랫폼을 오픈했다. 출시 한 달째 된 코빗 NFT 사이트에선 현재 다양한 NFT 예술품이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국내 최대 미술품 경매 업체인 서울옥션과 NFT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코빗처럼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한 것은 아니다. 다만 서울옥션이 재판매 플랫폼 엑스엑스블루(XXBLUE)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두나무가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향후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NFT 저작권 문제는? “이용약관에 ‘책임없음’ 명시”

이처럼 NFT가 거래소의 새 사업모델로 부상하고 있지만, 파생되는 문제점도 있다.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NFT의 저작권 문제가 부각되며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실물이 있는 예술품을 원작자의 허락 없이 NFT화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거래소들은 NFT의 저작권과 관련해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 플랫폼에 저작권을 침해한 NFT가 올라오더라도 거래소의 책임이 아님을 이용약관에 명시해두고 있다.

바이낸스는 NFT 거래 플랫폼 사이트에 접속하면 관련 이용약관이 팝업창으로 뜬다. 해당 팝업창에서 바이낸스는 “업로드된 NFT를 모니터링할 순 있지만 모든 NFT의 저작권 문제를 모니터링할 의무는 없다”며 “대신 저작권 침해 사실이 접수되면 삭제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명시해뒀다.

코빗도 이용약관에 ‘NFT 작가의 의무’를 포함해 “작가는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내용 혹은 허위사실을 작품에 포함하면 안 된다”고 써뒀다. 또 “NFT 수집가는 창작물 그 자체에 대한 지적재산권 및 소유권을 양도 받는 것이 아니”라며 “회사(코빗)는 회원에 대해 완전한 소유권의 이전, 저작권의 실현 등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