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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시장 두드리는 韓 디지털기업…"현지화 지원 거점 필요"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중동지역에 현지 맞춤형 지원을 위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해외사무소 등 거점을 마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이버 손지윤 이사는 8일 서울 용산구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에서 진행된 ‘ K-디지털 해외진출 현장 간담회’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시장 진출에서 어려운 건 미국·유럽 등 국내와 비즈니스 방식이 비슷한 곳과 달리,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이행의 일환으로 국내 디지털 기업들과 해외진출 정책방안을 논의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자 마련, UAE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8곳과 CES 혁신기업 5곳 등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기업들이 현지 기업과 협력 업무협약(MOU)를 맺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가운데, 향후 수출계약 체결과 투자 유치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지원방안들이 논의됐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이날 행사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0일부터 과학기술과 디지털 관련 행사에 국내에서만 총 4번 참석했다. 미래비전 두바이 포럼 등 해외 행사를 포함하면 총 6번이다. 국정과제에 과학기술과 디지털이 자리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에 과학기술과 디지털 기업 관계자들도 조금 더 노력하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첫 번째 세션에선 UAE 경제사절단에 속한 기업들 가운데 8곳의 성과가 공유됐다. UAE 경제사절단에는 총 101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에너지 ▲신산업 ▲방산 ▲스마트팜 ▲투자 및 기업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기업과 협력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무역협회 101개사 중 65개사에 대해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92.3%가 경제사절단 참가에 만족하면 90.7%가 경제적 성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예컨대 에이브글로벌은 현지 메타버스 기술기업과 MOU를 체결하고 두바이측 메타버스 공간에 에이브글로벌 메타버스를 구축 중이며, 앙트러리얼리티는 중동지역에서 메타버스 이커머스 사업에 관한 협력을 진행하기로 이야기하고 오는 3월 메타버스 쇼핑몰을 현지시장에 공식 론칭한다. 올 3분기 키오스크 아바타 가상미팅 PoC 후 1.5억원 규모 후속계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해외 진출에서의 애로사항들도 공유했다. 이들은 해외 바이어에게 적절한 레퍼런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회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현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 확충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먼저, 영상개선기를 판매하는 그린텔의 정부영 대표는 “해외 바이어가 민간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쿠웨이트의 한 기업은 석유 관련 시설이나 발전소 등에서 우리 제품이 들어간 사례가 있는지 물어왔다”라며 “과기정통부가 관여하는 기관에 우리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해외에 피력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익현 메인정보시스템 대표는 “현재 우리 기업이 수주한 규모를 고려하면 직원 1000명이 있어도 모자른 상황인데 현 직원 수는 10명에 불과하다. 현지에서 요청하는 작업과 속도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사실 중소기업이 혼자 경험하기엔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라며 정부와 무역협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메가존클라우드 이주완 대표는 “저희 IT 영역에선 국내에서 조차 인재를 확보하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 없는 인력을 해외 현지에서 확보한다는건 더욱 어렵다”라며 “이에 현지 대학들과의 협업을 통해 인재를 같이 육성하고, 육성한 인재를 채용해 중장기적인 사업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는‘주요 ICT 해외진출 활성화 지원 방안’을 마련, ▲유망 국가와 전략 품목 발굴을 지원 ▲튼튼한 디지털 수출 위한 기반 구축하 ▲디지털 성과의 확산을 위한 마케팅▲글로벌 디지털 강국의 위상 제고 등을 약속했다.

박윤규 차관은 “현지화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정부가 국가 간 MOU를 맺어 인재를 양성한다는 건 좋은 아이디어 같다”라며 “UAE에서 큰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도 작은 것이라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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