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RSAC2023] 이동범 KISIA 회장이 눈여겨 본 키워드, ‘클라우드·합종연횡·연동’

이종현
RSAC2023이 개최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RSAC2023이 개최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세계 최대 사이버보안 전시회 ‘RSA 콘퍼런스 2023(이하 RSAC2023)’가 막을 내렸다. 샌프란시스코로 모였던 전 세계 사이버보안 업계 관계자들은 모두 귀향길에 올랐다.

500여개 기업이 기술을 전시한 RSAC2023에는 한국 기업 13개사도 함께했다. 이중 10개 기업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함께 마련한 한국 공동관으로 참여했다.

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은 “올해 한국관은 여태까지 운영됐던 것 이상으로 성황을 이뤘다. 한국의 기술을 세계 무대에 선보이고,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 “바쁜 일정 탓에 참여 기업들의 전시나 발표를 세세하게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알겠더라. 이제는 정말로 클라우드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귀국한 뒤 올해 행사의 기조나 분위기 등을 바탕으로 협회 회원사들과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올해 행사에서 주목한 것은 클라우드다. 그는 작년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들의 성장률을 살펴보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외 RSAC2023 전시 참가 기업 대다수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조했다. 어플라이언스 매출 비중이 큰 기업들도 전시에서는 클라우드를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또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귀뜸했다. 대표적인 예가 포트라다.

RSAC2023에 플래티넘 스폰서로 참여한 포트라는 업계에서도 생소한 기업임에도 큰 전시 공간을 마련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눈길을 끌었다. 포트라는 헬프시스템즈가 사명을 변경한 기업으로, 비욘드시큐리티, 얼럿로직, 디지털가디언, 코발트스트라이크, 트립와이어, 디지털디펜스, 테라노바시큐리티, 아가리, 피시랩스, 코어시큐리티, 고애니웨어, 티투스 등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이처럼 공격적인 인수합병(M&A)는 사모펀드의 자본력이 배경이다. 미국 사모펀드 기업 TA어소시에이츠(TA Associates)가 2019년 헬프시스템즈에 인수한 뒤 여러 사이버보안 기업을 인M&A했다. 포트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 상당수가 합종연횡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RSAC2023 한국 공동관. 사진 중앙 이동범 KISIA 회장
RSAC2023 한국 공동관. 사진 중앙 이동범 KISIA 회장

이 회장은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엔지니어도 ‘처음 보는 기업이 너무 많아졌다’고 하더라. 그런데 대부분은 인수합병을 통해 사명을 바꾼 케이스였다. 미국은 사이버보안 시장이 발전 가능성이 높다 보니 사모펀드가 나서서 산업의 볼륨을 키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펀딩 및 합종연횡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이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연초 올해 한국 정보보호산업의 주요 키워드로 ‘스케일업’을 제시한 이 회장은 그 방안으로 정부 차원의 정보보호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국내에서도 자본을 투입해 사이버보안 유니콘 기업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그는 “올해 RSAC2023의 주제가 ‘함께하면 강해진다(Stronger Toghter)’다. 이 협력을 2개 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데이터를 오픈하고 서로 연동하는 것, 또 하나는 특정 주체가 여러 기업을 인수하는 것. 아쉽게도 아직 한국은 둘 다 안 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서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 우리 기업보다 훨씬 큰 기업들도 혼자서는 살아남기 힘들어 서로 협력하자는데, 정말로 협력해야 할 우리나라는 연동이 안 되서 사일로(Silo)화되고 있다. KISIA 차원에서 서로 연동하고 협력할 수 있는, 그런 기술 교류가 일어나도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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