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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 가는 삼성-LG 모바일 전략…승자는?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글로벌 휴대폰 제조 2~3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앱스토어 정책이 상반된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독자적인 플랫폼과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반면, LG전자는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정책 여부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전망이어서 두 회사의 상반된 전략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 자체 플랫폼 ‘바다’에 ‘삼성앱스’ 글로벌 확대 = 삼성전자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0’에서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를 선보였다.

‘웨이브’는 슈퍼아몰레드, 1GHz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강력한 하드웨어를 탑재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강력한 하드웨어보다는 이 단말에 탑재한 독자 플랫폼 ‘바다’를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애플, 노키아, 구글 등이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독자 운영체제 전략은 시장에서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멀티 운영체제 전략은 유지하면서도 자체 플랫폼을 시장에 선보임으로써 다른 휴대폰 제조사에 비해 한 장의 카드를 더 쥘 수 있게 됐다.

일단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는 ‘바다’를 스마트폰은 물론, 일반 휴대폰에도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휴대폰 세계 2위, 터치폰 세계 1위의 삼성전자 위상을 고려할 때 ‘바다’의 시장 안착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는 지난해 3배 수준인 1800만대. 판매목표 달성에 ‘바다폰’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다’외에도 자체 앱스토어인 ‘삼성앱스’의 글로벌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올해 50개국 이상에 ‘삼성앱스’를 지원해 연내 2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삼성은 안드로이드, 윈도모바일은 물론, 글로벌 이통사들의 앱 연합체인 ‘훌세일 앱 커뮤니티(Wholesale App Community WAC)’에도 적극 동참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멀티 플랫폼, 멀티 앱스토어 전략을 통해 파이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독자 운영체제에 애플리케이션 장터 경쟁력까지 강화하려는 이유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인 신종균 사장은 “이제 첫걸음을 내딛었지만 거의 대부분 이통사들이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를 채택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한 역량이 있기 때문에 삼성앱스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글로벌 에코시스템 구축에 주력 = 삼성전자가 독자 플랫폼 및 독자 앱스토어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독자행보보다는 에코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장인 안승권 사장은 ‘MWC 2010’에서 “앞으로 2~3년 간은 독자 운영체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운영체제 개발에 힘을 쏟느니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애플이 그 동안 스마트폰 앱스토어 시장을 장악했지만 안드로이드가 급부상하면서 특정 업체가 에코시스템을 장악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질 것이라는 게 LG전자의 입장이다.

LG전자는 올해 ‘MWC 2010’의 메인스폰서임에도 불구,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하지 않았다. 경쟁사의 카피 등이 이유로 거론됐지만 실제 뭔가 보여줄 만한 것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LG전자는 MWC의 경우 비즈니스 전문 전시회가 되고 있고, 다른 기업과 물밑에서 많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전시회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앞으로도 자사 제품을 과시하기보다는 많은 업체와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보다 주력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 이외에 다른 독자전략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7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애플리케이션도 구글마켓이나 글로벌 24개 통신회사가 참여하는 ‘훌세일 앱 커뮤니티(Wholesale App Community WAC)’에 기대를 하고 있다.

보다 많은 카드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 그리고 자원을 집중시킬 수 있게 된 LG전자. 모두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갖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휴대폰 시장에서 누가 지금의 전략을 성공까지 연결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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