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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 SKT 74억 추가 베팅…주파수 전쟁 숨고르기

채수웅 기자
- 1.8GHz 9950억원으로 상승…KT 유예 신청, 29일 경매 속개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1조원 돌파를 앞두고 SK텔레콤과 KT의 주파수 전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KT가 26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예를 신청함에 따라 양사는 주말동안 장고에 돌입할 예정이다.

SKT와 KT는 26일 총 11라운드(누적 82라운드)를 겨뤘으나 이날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1.8GHz 주파수 가격은 995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하지만 이날 주파수 경매에서는 약간의 변수가 생겼다. KT가 마지막 82 라운드에서 유예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유예신청제도는 해당 라운드에서 결정하지 않고 다음번으로 미루는 제도다. 즉, KT는 주말동안 생각을 해보고 다음 주 월요일 경매에 계속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번 KT의 유예신청의 의미는 주파수 가격이 1조원에 육박한 만큼, KT의 실탄이 이제는 한계점에 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지만 단순한 숨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분석이 가능한 것은 SK텔레콤은 KT가 유예신청을 한 82라운드 전인 81라운드에서 1%에 74억원을 더 써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양사는 80라운드를 거치며 최고가격의 1%만을 입찰가로 써냈다. 1~2억원 가량 더 써낸 적은 있지만 대부분 1%를 맞췄다는 것이 방통위 설명이다.

하지만 SKT는 80차례나 반복해온 이 같은 관행을 뒤집고 74억원을 더 써냈다. 이유는 1조원 돌파라는 상징적인 결정을 KT에게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1.8GHz 주파수 최종 가격은 9950억원이다. 만약 SK텔레콤이 74억원을 더 써내지 않았다면 주파수 가격은 9876억원이 된다. 즉, KT는 9876억원의 1% 이상인 99억원을 더한 9975억원만 써내면 된다. 그렇게 되면 1조원 돌파는 다음 주 SK텔레콤의 몫이 된다.

SKT의 도발(?)에 KT는 경매에서 2차례 사용할 수 있는 유예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1조원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한차례 숨고르기도 필요한 것도 이번 KT가 유예를 신청하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매번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계속 참여할지 말지를 논의해왔다"며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예신청을 하면 오래 회의할 수 있어 유예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조원을 목전에 두고 KT가 진지한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1조원 돌파를 앞두고 SKT, KT 모두 주말내내 장고를 거듭할 전망이다. KT의 유예신청이 경매 포기로 이어질지, 숨을 고르고 다시 경쟁에 나설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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