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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경매] 포기냐 승부냐…KT의 선택은?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포기를 암시하는 것일까, 더 치열한 2차전을 예고하는 것일까.

8일간 숨가쁘게 달려온 SK텔레콤과 KT의 1.8GHz 주파수 전쟁이 짧은 휴전에 들어갔다. 주파수 가격이 1조원에 육박하면서 양사의 치열했던 치킨게임도 서서히 종반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KT가 26일 주파수 경매 마지막 82라운드에서 '유예'를 신청하며 주파수 경매가 새로운 양상을 맞이하고 있다. 유예제도는 30분마다 가격을 써내야 하는 주파수 경매 일정에서 좀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각 사별로 2회씩 사용할 수 있다.

26일 주파수 최종가격은 9950억원으로 1조원 까지는 50억원만 남은 상태다. KT는 유예를 신청하면서 일단 주파수 가격을 1조원 미만으로 묶어놨다.

KT가 유예를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다. 일단 가격이 1조원에 육박한 만큼, KT가 이제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포기'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유예를 신청했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숨고르기' 차원의 결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KT의 유예결정은 직전 라운드에서 SK텔레콤이 최고가격의 1% 외에 74억원을 더 써낸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KT가 80라운드에서 써낸 주파수 가격은 9778억원이었다. SKT는 1% 이상인 98억원에 74억원을 더 써내면서 주파수 가격은 9950억원이 됐다.

만약 SKT가 74억원을 추가로 써내지 않았다면 주파수 가격은 9876억원이 된다. KT가 1%인 99억원을 써내도 주파수 가격은 1조원이 넘지 않는다. 결국 1조원 돌파는 SK텔레콤 몫이 되는 셈이다.

일단 SKT는 1조원 돌파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KT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 SKT의 의도를 모를리 없는 KT다. 때문에 일단 KT는 금요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1조원을 돌파하는 것 보다는 월요일 부터 다시 경쟁에 나설 것인지 등에 대한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유예제도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매번 라운드를 진행하면서 계속 참여할지 말지를 논의해왔다"며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예신청을 하면 오래 회의할 수 있어 유예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KT의 유예제도 활용으로 양사는 주말 이틀간 1조원이라는 상징성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LTE 주파수를 확보해야 하는 양사임을 감안하면 29일 부터 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

KT가 29일 1조원을 넘기는 결정을 하면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할지, 1조원 미만으로 묶어두면서 지루했던 경쟁을 마무리 할것인지, 29일 KT가 83라운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통신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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