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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무능력·지상파 아집에 멍든 시청권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의 깔끔하지 못한 중재와 지상파 방송사의 불성실한 협상태도로 재전송 협상이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HD방송 송출 중단과 관현한 시정명령을 의결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지난 2일 지상파 및 케이블 사장단의 의견을 청취한 후 일주일간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했으며 이 시점부터 HD방송 송출이 재개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방통위는 3일 오후경 HD방송 송출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상파 3사로 구성된 방송통신융합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방통위 부위원장의 협상참여를 비롯해 실무진 협상을 중단하고 사장단이 회의에 참석한다는 등의 내용과 관련해 "합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위원회는 "지난 2년간 방통위는 위헌적인 재송신 제도개선, 근거 없는 대가산정 등의 중재로 인해, 케이블SO로 하여금 지상파와의 협상의지를 약화시켜왔다"며 "이번에도 방통위의 관료적이고 무능력한 협상 개입으로 인해, 사업자간의 차분한 협상이 중단됐다"고 비난했다.

이어 "실무자 배석을 제외한 채, 부위원장 앞에서의 협상은 규제기관으로서의 권한을 넘어선 관료적 강압이며, 협상 결렬 시 방통위의 책임 회피와 지상파에 일방적인 책임 전가로, 불법적인 시정조치의 명분을 찾기 위한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송신 협상이 합의점을 찾기 보다는 점점 더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상황이어서 방통위 중재 능력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분쟁이 수년간 지속돼왔고, 과거 위성방송 중단 사례 등도 있었지만 그간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지 못했고, 이번 협상중재 역시 합의가 아닌 권위를 이용한 협상조기 타결만을 강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측은 지난 달 김재철 지상파측 대표(MBC 사장)와 강대관 케이블측 대표(HCN 사장)간 이뤄진 구두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사태를 키운 바 있다.

여기에 방통위가 깔끔하지 못한 방통위의 협상중재 방법이 문제가 됐지만 지상파HD방송 송출중단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권익을 우선시하기보다는 협상태도와 방법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무료보편적 서비스 가치를 내세우는 지상파 성격과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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