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가 ‘한국관’을 피하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체크포인트, 시만텍, RSA 등 글로벌 보안업체들이 가득찬 전시장에 한국관이 얼마나 참관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겠습니까?”
매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보안 행사 RSA 컨퍼런스에 ‘한국관’을 개관할 경우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에 대한 질문에 보안업계 대표들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4일 오치영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아직 국내 소프트웨어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소프트웨어 종주국인 미국에서 ‘한국 기업’을 밝히고 제품을 출품한다는 것은 스스로 경쟁력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코트라는 MWC에 한국관을 구성해 모바일 업체 21개사를 참가시켰다. 참가사 중 일부는 행사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후문도 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오 대표는 “모바일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성공을 했기때문에 가능한 경우”라며 “반대로 국내 보안업체들 중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 경쟁력을 키워가는 산업의 경우에는 ‘한국관’과 같은 국가 부스보다는 개별 부스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지적이다.
이는 이번 RSA 컨퍼런스에서도 드러났다. 독일과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독일 전시관(German Pavillion)’, ‘중관춘(中关村)’을 개소했다.
아비라(Avira), AV테스트(AV-TEST) 등의 기관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은 그 선행효과로 인해 행사내내 미팅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로젠하임 베르그 독일관 총책임자는 “독일관에 참가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15건 이상의 미팅을 갖는다. 실제로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며 “독일관에 참가한 기업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운영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중국관의 경우는 호응이 좋지 않았다. 중국 대표 백신업체인 치후360(qihoo360) 등이 중국관에 자리를 잡았으나 관객들의 발걸음은 중국관으로 향하지 않았다.
조규곤 파수닷컴 대표는 “체크포인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함으로써 이스라엘 보안업체들이 보다 좋은 기회를 잡고있다”며 “보안 컨퍼런스에서 ‘한국관’이 나오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성공한 뒤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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