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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개선 시점은 언제?...지금은 재고 축소·공급조절 단계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쇼크가 국내 시장에 미친 영향은 일시적이었다.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 발표된 8일 코스피 지수는 2020선까지 떨어졌으나 하루 뒤인 9일 바로 2060선을 회복했다.

이미 시장이 반도체 충격을 오래 전부터 예상했던 데다가 오히려 실적 발표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더 높게 부각됐다. 이달 말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 역시 큰 폭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지만 이 역시 업계가 충분히 예상하는 바다.

관건은 반도체 업황 하락 폭과 개선 시점이다. 일단 올해 1분기 실적 하락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고 축소와 공급 조절, 수요 부활 시기가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업황 개선 시점도 갈릴 전망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종식, 미국 금리인상 유보 등 글로벌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외 변수 움직임도 고려해야한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59조원,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각각 9.87%·38.53%,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8%·28.71% 감소했다. 7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14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7조5000억~8조2000억원, DP 9000억원~1조1000억원, IM 1조2000억~1조7000억원, CE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도체·DP·IM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18%·35% 정도씩 하락했다. CE 부문만 전년 동기 대비 9% 이상 상승했다.

이번 부진은 특히 메모리 고객 투자 급감 영향이 컸다. 갤럭시S9 등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심화한 여파도 있다.

우선 4분기 반도체 부문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는 D램 -15%, 낸드 -10%로 추정된다. 단기적으론 올해 1분기까지 실적 하락 골이 깊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 재고 수준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객사가 재고를 줄이는 가운데, 삼성도 자체 재고량을 감축하려면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감수해야 한다. 증권업계는 1분기 D램과 낸드 ASP(평균판매가격)이 15~2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실적이 급감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잠정 매출, 영업이익을 각각 10조3000억원, 5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 분기 대비 각각 10%, 21% 하락한 수치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 고객의 투자 감소와 스마트폰 시장 정체 영향이다.

일각에선 서버 고객의 재고 축소 전략이 결국 업황에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적극적인 재고 축소가 단기적으로는 실적 하락 골을 깊게 할 수 있으나, 재고 조정이 성공하면 업황 개선이 더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복잡한 수요, 공급 변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메모리 공급 조절 효과와 신규 수요 발생 시기, 미·중 무역전쟁이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등 여러 변수가 어우러져 미세하게 재고 축소나 업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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