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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메타버스, 쇼핑부터 그림 그리기까지 다 되네”…성수 밋 메타 팝업 가보니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메타버스?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뭔가 막연한 느낌입니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바꾸긴 했지만, 아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라는 이미지만 강한 것 같아요. 메타버스에 대한 활동은 잘 모르겠네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스티커 등 문구류 브랜드를 홍보 및 판매하는 24세 A씨는 누구보다도 숏폼 동영상 ‘릴스’ 이용에 진심인 사람이다. 짧고 임팩트 있는 영상으로 자신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역시 학창 시절부터 애용해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중 하나다. 하지만 정작 지금의 메타가 지향하는 메타버스 비전에 대해선 다소 무관심했다. 메타가 말하는 메타버스 세상이 전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6일 메타(구 페이스북)가 ‘모든 것이 내 세상, 밋 메타(Meet Meta) 팝업’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A씨 같은 메타 플랫폼 이용자가 메타버스와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콘텐츠를 쉽고 친근하게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기획됐다.

즉, 메타버스를 통해 개인 세계관을 넓히고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실질적인 기회와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것이 내 세상’ 캠페인 일환으로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이 메타 측 설명이다.

서은아 메타 글로벌 비즈니스 마케팅 동북아시아 총괄은 “성수동은 지역 가게가 많아 로컬 비즈니스가 성행하는 곳”이라며 “메타가 이곳을 팝업 장소로 택한 이유는 여러 로컬 브랜드가 마케팅 측면에서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타의 시작 또한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좀 더 확장된 생태계로 형성하기 위해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기회를 계속 늘리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우리 일상에 성큼 들어와 있을까? 이날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베이직스튜디오에 둥지를 튼 밋 메타 팝업(Meet Meta Pop-up)을 방문해봤다.

밋 메타 팝업은 1층 ‘밋 메타버스(Meet Metaverse)’와 2층 ‘밋 인스타그램(Meet Instagram)’으로 이뤄져 있다. 먼저 1층 공간에선 ‘함께 만드는 내 세상’, ‘모든 것이 내 세상’, ‘함께 보는 내 세상’, ‘메타와 함께 내 세상’ 등 확장현실(XR)과, 가상현실(VR)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구역들로 구성됐다.

함께 만드는 내 세상 코너에선 메타 퀘스트 2의 그래비티 스케치 앱을 사용해 3차원(3D) 공간에서 나만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양손에 쥔 조이스틱의 버튼을 눌러 원하는 색과 붓 굵기 등을 선택하고 팔을 움직여 선을 긋는 방식이다. 내가 그린 것뿐만 아니라, 함께 참여한 다른 이들의 그림도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셜 플랫폼으로서 메타버스가 가진 역할을 느낄 수 있다.

이 참여 부스 경우, 직접 선을 그으며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체험이다 보니 다른 기기를 이용할 때보다 비교적 착용 시간이 긴 편이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기 무게가 느껴지고 시야 확보에 있어 약간의 어지러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한계로 다가왔다.

함께 보는 내 세상 코너에선 주재범, 설동주, 김희수 작가 시선으로 바라본 서울을 메타버스에 직접 보고 듣고 걸어볼 수 있다. 이용자는 서울의 옛 모습이나 한강 물 속 등을 그린 작품을 3D로 체험하게 된다. 작품을 그저 입체감 있게 보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해당 전시 기획물은 확장된 온라인 가상 경험을 공유하는 증강현실(AR)·확장현실 기술 기반 솔루션 기업 ‘퀀텀유니버스’와 협업한 결과다.

마지막으로 웹엑스알(WebXR)로 구현된 무신사 스토어의 몰입형 VR 쇼핑 ‘무신사버스’를 체험했다. 무신사버스는 소비자에게 다차원적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R, VR, 메타버스를 활용해 새롭게 선보이는 마케팅 캠페인이다. 오큘러스 퀘스트2를 쓰고 양손의 조이스틱을 만지자 아바타가 등장했다.

무신사 모델의 가상 인간 버전인 ‘무아인’의 키, 피부 색 등을 직접 고르면 그에 맞게 모습을 바꾼 무아인이 런웨이를 걸어간다. 앞으로 쭉 뻗은 길을 무아인과 걷다 보면 스포츠 의류, 캐주얼, 키즈관 세 문이 등장한다. 이 중 한 곳을 선택하면 원하는 의상과 핏을 선택할 수 있다. 해당 옷으로 갈아입은 무아인을 통해 이용자는 간접적인 의상 착용이 가능하다.

다만 1층이 다양한 메타버스 기기를 이용하도록 꾸며진 공간인 만큼, 최근 메타가 ‘메타 커넥트(Meta Connect) 2022’를 통해 선보인 첫 번째 하이엔드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Meta Quest Pro)가 없다는 건 아쉬움을 남겼다. 메타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 퀘스트 프로는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또 안경을 쓴 채 VR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원칙상 가능하긴 했지만, 아이마스크에 안경을 얹고 그 위에 VR기기까지 착용하니 화면 초점을 맞추기 어렵고 불편함도 컸다. 평소 안경을 쓰는 사람이 메타버스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하려면 VR기기에 렌즈 액세서리를 삽입하거나, 별도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층 공간은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브랜드와 제작한 릴스 영상을 시연하는 ‘밋 크리에이터’ 존 ▲숏폼 동영상 ‘릴스’를 직접 촬영하고 다양한 효과를 더해 제작해보는 ‘릴스 스튜디오’ 등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촬영 존이 마련됐다.

행사 방문객은 그린 스크린을 활용해 해변, 단풍 숲, 미국 메타 본사 건물 등 원하는 이미지를 촬영한 뒤 이를 배경으로 한 릴스를 만들 수 있다. 원하는 사진 7개를 조합한 뒤 인스타그램 템플릿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감각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이곳에선 파워포인트에서 볼 수 있는 화면전환 기능 등 다양한 효과를 체험 가능하다. 똑같은 장소에서도 사람마다 다른 느낌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 외에도 메타는 성수동 소재 비즈니스 파트너인 ▲문구점 포인트오브뷰 ▲금속가구 전문업체 레어로우 ▲패션 크리에이티브 브랜드 아더에러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인스타그램 활용법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큰 인기를 끌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기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메타코리아(구 페이스북코리아) 김진아 대표는 “메타는 사람과 사람, 그리고 비즈니스 연결의 가치를 나누며 그 연결 방식의 진화와 함께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라며 “다음 연결의 진화는 메타버스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풍부하게 확장된 새로운 일상과 크리에이터와 비즈니스 연결 방식 진화로서 메타버스 가능성을 모두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수동 밋 메타 팝업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별도 사전 예약은 없으며, 성수동 팝업 현장에서 입장 대기 등록 후 입장 순서에 따라 무료로 체험이 가능하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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