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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칼럼] 과감한 투자로 난국을 헤쳐 나가자

이경주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을 긍정적(A+)에서 안정적(AA-)으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모두로부터 AA- 이상 등급을 받는 국가가 됐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미국, 독일 ,호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등 8개국에 불과한 세계 최고수준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것이다.

S&P는 이번 등급 상향의 이유에 대해 ‘향후 선진국대비 높은 경제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고 대외채무 및 단기 채무비중 축소로 대외적으로 재정상태가 건실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사태 이후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 조선, 화학 등 한국의 주력 상품 군들의 제품 경쟁력 우위로 수출 경상수지가 계속해서 늘고 외환보유액도 350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한국의 재무 안전성을 높게 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의 현재와 미래 경제상황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태다. 당장 눈앞에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거대한 금융 파고가 밀려오고 있음에도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던 제품군들은 중국 등 후발국가에 쫒기고 있는 형국이다.

국가적 관점에서 보면 중국에게 전 산업분야가 추월당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고 미국은 거대한 자본력과 신기술로 무장하여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기존사업 경쟁력 확보에도 힘들어 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빅 5인 전자상거래회사 알리바바, 검색회사 바이두, 게임업체 텐센츠, 스마트폰의 샤오미, 정보통신 장비업체 화웨이 등이 세계시장 재패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세계 기술과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검색회사인 구글은 무인자동차, 로봇, 암 치료와 노화예방의 바이오, 스마트 홈, 성층권 인터넷사업 등 미래 신사업 주도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조직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모터스 CEO인 엘런 머스크는 항공우주산업인 스페이스 X, 태양광 사업의 솔라시티, 화성-지구 인터넷 연결사업, 무인자동차등 항공우주와 자동차, 에너지산업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전자책 판매의 아마존닷컴도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디지털 컨텐츠 사업, 세계 최단 시간내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핵심역량으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넘어서는 등 무한대의 영토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렇듯이 미국, 중국의 주력 기업들은 창업 1세대들이 앞장서면서 스스로를 파괴하면서 미래 신사업에 올인 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기존사업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조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조선업체는 한 방향으로 힘을 모아도 어려운 현실에 공동파업 등으로 노사정 타협은 자꾸 엇박자가 나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 사회의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에 출산율 저조로 생산가능성 인력은 내년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최소 3%는 유지가 되어야 하지만 세계 경제침체로 2.5%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조한 경제성장률은 필연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만든다. 청년 실업율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복지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내년 정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11조원이 늘어난 386조7000억원이다. 이중 보건, 복지, 노동 분야 모두를 합한 ‘복지 예산’은 전체 예산의 31.8%인 12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출예산이 투자형보다는 소모성에 편중되다보니 구조적으로 경기부양에 한계를 나타낼 수 밖에 없다.

세수는 자꾸 주는데 지출을 늘리다보니 국가부채가 올해보다 50조원이 늘어난 645조원대로 국민 총생산 GDP 대비 40%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22조9000억원으로 1년 전의 198조5000억원에 비해 24조3000억원(12.3%)이 증가했다. 또 한국은행의 2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2분기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130조5000억원으로 1분기 말 대비 2분기에만 32조2000억원(2.9%)이나 증가해 1년새 총 94조6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선순환체제로 전환시키려면 국가에서도 투자형 지출을 확대해야한다. 아울러 기업들도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새로운 신사업에도 과감하게 투자함으로써 이 어려운 난국을 뚫고 나가야 한다. 우리 나라가 여기서 멈출까 심히 우려된다.

이경주 본지 객원논설위원 (주)hub1 의장(전 삼성전자 전무)

kyungjulee2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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