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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SKC, 중국 생산캐파 크게 확대…반도체, 화학 공격적 투자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국내 화학소재 기업 SKC(대표 이완재)가 전방위적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음은 물론, 중국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SKC는 SKC솔믹스, SKC ht&m, SKC Inc, SK텔레시스 등 연결 자회사를 통해 화학사업, 필름사업, 전자재료사업, BHC사업 등 여러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먼저, 화학 사업 부문은 중국, 헝가리 시장 진출을 위해 관련 기업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필름 사업 부문은 내년 SKC ht&m의 국내 천안 공장과 중국 공장에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자재료사업은 자회사 SKC솔믹스가 최근 들어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집중 투자함에 따라 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BHC소재 사업은 이미 중국 하이멘(Haimen) 지역에 연간 5000만장 캐파(CAPA‧생산능력) 규모의 마스크팩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SKC는 중국 장쑤성(Jiangsu) 난퉁 지역을 제2의 스페셜티(Specialty) 생산 단지로 조성해 중국 중심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이 지역에 750억원을 투입해 스페셜티 생산 거점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C는 이 생산단지를 ‘2nd 스페셜티 콤플렉스(Complex)’라 명명했다. '스페셜티'는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화학제품을 뜻한다.

우선 화학 사업 부문은 난퉁지역에 스페셜티 폴리우레탄(PU) 생산법인을 신설해 현지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필름 사업 부문은 중국 최대 국영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의 자회사 SVW(Sichuan Vinylon Works)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PVB 필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반도체 공정용 웨트케미칼(Wet Chemical) 전문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내 웨트케미칼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장기적인 투자를 불러일으킬만한 요소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 4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회사 측은 올해 4분기 화학사업 부문에서 유가 및 원재료 상승세 지속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필름사업 부문에선 계절 비수기에 따른 외형 감소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화학사업과 필름사업 부문 매출은 이 회사 총 매출의 60%를 넘는다.

이 회사가 밝힌 4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가이던스는 각각 7000억원~7500억원, 470억원~520억원이다.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408억원, 482억원이다. 회사 측도 단기적인 성장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를 우선하고 있다.

SKC는 지난 8일 여의도 SK증권빌딩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 같은 사업계획을 밝혔다. IR을 진행함과 동시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올해 3분기 실적도 같이 발표했다. 아울러 회사 측은 전년 수준 이상의 배당을 약속했다. 작년 배당 총액은 270억원, 주당 배당금은 750원이었다.

한편, 이 회사 주가는 올해 4월 이후부터 9월 중순까지 60% 가까이 상승했다. 9월 19일 최대 4만495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까지 12% 가량 하락했다. 지난 8일 종가는 3만9650원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SK로 지난 9월 기준 1539만주를 보유해 지분율은 41%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10월 기준, SKC의 주식 466만5857주(지분율 12.43%)를 보유하고 있다.



◆ 올해 3분기 실적,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 = 이 회사는 8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408억원, 482억원, 409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3%, 163.4%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특히, 필름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영업이익이 적자(-210억원)였으나, 올해 3월 1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화학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49억원 상승했다.

이 같은 주요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MCNS 등 주요 투자사들의 실적이 개선돼 지분법 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CNS는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이 함께 설립한 합작사다. 지분법 이익은 전년 동기 57억원에서 올해 3분기 276억원으로 확대됐다. 누계로 봐도 2016년 기준 268억원에서, 2017년 3월 기준 484억원으로 확연히 늘었다.

지분법 이익은 세전 이익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2016년 누계 세전이익은 1196억원이었는데 2017년 3월 누계 세전이익은 1681억원으로 늘어났다.

김종우 BM혁신지원실장은 “부채비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장기 저리 자금의 선제적 조달에 따라 오히려 이자보상배율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은 작년 4분기 131.6%에서 올해 3분기 133.9%로 올랐으며, 이자보상배율은 작년 4분기 3.5배에서 올해 3분기 3.9배로 늘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화학사업 32.5%, 필름 사업 37.2%, 전자재료사업 10.4%, BHC사업 4.2%, 기타 사업 15.8%였다.

◆ 화학 사업 부문…중국, 헝가리 시장 진출 검토 중 = 화학 사업 부문은 PU 산업의 기초원료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 프로필렌글리콜(PG) 등을 생산하고 관련 업체로 공급하는 일을 담당한다. 화학 사업은 계열사없이 SKC가 직접 수행한다.

회사 측은 화학 사업 부문이 올해 3분기에 판매량 확대에 따라 외형은 성장했으나, 유가 반등세 및 원재료 강세로 원가 부담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4분기엔 HPPO 공장의 임시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정 개선을 통해 신규 촉매를 적용하고 PO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SKC는 그간 독일 화학기업 에보닉과의 연구개발을 통해 신규 촉매 개발에 매진해왔다.

공정 개선은 글로벌 진출과도 맞닿아 있다. 원기돈 화학사업부문장은 “공정 개선을 기반으로, 현재 중국, 헝가리 PO 시장 진출을 위한 MOU 체결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필름 사업…내년 SKC ht&m 천안 공장 및 중국 공장 투자 예정 = 필름사업은 PET 필름을 생산하며, 투명 PI(폴리이미드)를 개발하는 등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필름 사업은 SKC와 계열사 SKC ht&m(하이테크앤마케팅), SKC Inc(미국 법인) 등이 진행한다.

연결 자회사를 제외한 SKC의 필름 사업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199억원, 올해 2분기 97억원, 올해 3분기 88억원이다. 회사 측은 작년 영업이익이 적자난 이유를 당시 필름 사업부 내 구조 조정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필름 사업 매출액이 4분기 광학용과 포장용 필름 비수기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호석 상무는 “통상적으로 필름 사업은 12월 정도가 되면 고객사가 비수기로 진입해 매출액이 감소한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연말에 정기 보수를 해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결 자회사인 SKC ht&m, SKC Inc의 4분기 실적이 다소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으로는, 디스플레이 투명 PI 사업 및 자동차용 PVB필름 사업이 있다. 자동차용 PVB 사업은 중국 업체와의 합작 방식으로, 내년부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SKC의 미국 자회사 SKC Inc는 올해 5월부터 미국의 세이프가드 영향으로 태양광 필름 생산을 중단하고, 현재는 차량 및 건축 등 고부가 용도의 PET 필름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박 상무는 “미국 내에서 태양광 사업이 상당부분 축소되고, 모듈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가 세이프 가드를 청원하는 탄원서를 내면서 지난달 말 미국에 들어온 셀과 모듈에 대해 35% 정도 수준의 관세를 추가 부담하는 것을 정부에 제안한 상태”라며 “연내에 세이프가드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것이다. 태양광 사업을 중당한 상태지만, 세이프가드가 결정되면, 새로운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량이나 건축에 들어가는 소재를 집중 개발해 내년 좋은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C ht&m은 고기능 가공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박 상무는 “올해 3분기 SKC 내부에서 진행하는 가공사업 두 가지를 통합해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PI과 같은 새로운 제품을 구상하고 시장에 내놓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춰 내년도에는 SKC ht&m의 국내 천안 공장과 중국 공장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자재료 반도체 호황… BHC 사업 중국에 마스크팩 공장 신설 = 화학과 필름 사업 외, 전자재료와 BHC 사업을 영위한다. 전자재료사업 부문은 반도체 부품소재를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일을 수행한다. SKC과 계열사 SK텔레시스, SKC솔믹스 등이 사업을 맡고 있다. 2016년 SKC솔믹스는 태양광 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BHC사업 부문은 화장품 원료 등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SKC의 계열사 SK바이오랜드가 사업을 진행한다. 이 외, SK텔레시스, SKC인프라서비스가 중계기 등을 판매하는 기타사업 부문을 영위한다.

올해 3분기 반도체 소재, BHC 소재, 통신 등 기타 사업 매출은 각각 734억원, 255억원, 1346억원이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4억원, 42억원, 28억원이다.

회사 측은 반도체 호황으로 SK텔레시스, SKC솔믹스의 반도체 부문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올해 4분기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소재 사업의 생산량을 확대하고 중국과 대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BHC소재 사업은 중국 하이멘(Haimen)에 연간 50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마스크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올해 안에 공장 건설이 마무리되고, 내년 5월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 웨트케미칼 사업 추진 전략 = 지난 10월 SKC는 국내 웨트케미칼 전문업체와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 홍콩SPC(가칭)를 설립해, 반도체 공정용 웨트케미칼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중국 화동 지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현지 진출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중국 웨이퍼 캐파는 2016년 41만에서 2021년 130만으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회사 측은 중국 웨이퍼 캐파 상승이 상해 인근에 집중되고 있음에 주목하고, 이 지역에 확보한 땅(화동 지역)에 웨트케미칼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웨트케미칼 사업 모델 자체는 새롭지만, 제품 라인업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통해 검증된 제품을 기반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SK하이닉스에 공급했던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해, 반도체 소재의 허가 과정을 단축하는 등 사업을 보다 빠르게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웨트케미칼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시너(Thinner) 등의 제품을 정제하는 공정을 신설했다. 회사 측은 중국 정부와 내부적으로 협의해 이 사업 부문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부문 공정은 SK하이닉스의 우시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에 발 맞춰 내년 9월부터 가동에 들어가 제품 개발과 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우시공장은 2019년 1월부터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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